외교관시험 수석합격 홍다혜씨

충북지역 전통 시골로 알려진 괴산군에 최근 경사가 났다.
외무고시 폐지 후 처음 치러진 외교관 후보자시험에 괴산 출신 홍다혜(24·괴산군 읍내로 315-2·☏043-834-2477)씨가 수석으로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홍씨는 괴산 동인초, 괴산북중, 교원대 부설고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에 있어 학교를 졸업하기 전 이 같은 기쁨을 누렸다.
홍씨는 지난 4월 27일 치른 1차 시험(360명 합격)에 이어 2차 시험에서 74.25점을 받았고 3차 면접시험을 거쳐 지난 12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고 부족한 점 많은데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시기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외교관이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고 함께 공부했던 친구, 선후배들의 역량과 인성 면에서 많은 것을 배운 점을 합격의 비결로 꼽았다.
홍씨가 외교관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부터 외교관이 꿈이었기에 외교학과에 진학했고 그동안 외무고시도 두 차례 응시한 경험이 있다.
대학 진학 후 멕시코에서 1년 정도 생활할 기회가 있어 한글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국을 대표하고 또 한국을 알리는 일이 주는 뿌듯함에 외교관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홍씨는 2011년 멕시코에서 돌아오면서부터 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학교로 돌아온 그는 2011년 1학기는 학교수업과 영어, 제2외국어 중심으로 공부했고 그해 2학기와 지난해 1학기는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수험준비에 매달렸다.
지난해 2학기와 올 1학기는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로 휴학계를 내고 학교 도서관과 독서실을 오갔다.
외교관이나 5급 공채 공무원, 7급 견습공무원,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하는 공직 적격성 테스트(PSAT) 공부의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이번 테스트가 짧은 시간 내 다양한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점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처음 이 테스트를 접했을 때 절반을 풀자 시간이 종료돼 당황한 경험이 있었고 특히 시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점수 차이가 상당히 날 수 있다는 것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학원 강의를 들으며 꾸준하게 기출문제를 풀면서 실전감각을 익혔고 오답의 경우 차근차근 그 이유를 분석해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 주효했다.
그는 외교관시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PSAT 3과목을 2회분씩 푸는 등의 나름 공부 방법을 설명했다.
특히 PSAT 1주일 남겨 놓고 새로운 문제를 접하기보다 기존에 풀었던 문제를 다시 보면서 감각을 익히고자 노력했고 이미 풀었던 기출문제를 풀면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게 됐다.
홍씨는 학제통합논술시험 수험생들에게 “처음 치러본 시험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사람마다 공부방법이 달라 기본적으로 각 논문과목에 대한 공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에 대한 공부에 충실하고 이들 과목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름대로의 답안을 구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접 대비를 위해 2차 시험이 끝난 직후 8월 말부터 기존에 알던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고 개인 발표와 한글토론 준비,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수업을 받아 면접장에서의 태도 등을 교육받기도 했다.
외국어토론면접 준비를 위해 학교 선배와 동기들과 함께 일주일에 2회 20~30분 정도 스터디를 했고 2차 합격자 발표 후에는 조별로 스터디를 하면서 토론면접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이었다고 한다.
홍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 속에서 한국의 국익을 지켜나가는 외교관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에 돌입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발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초·중·고 졸업 때까지 과외 한 번 받지 않고 자기 학습 위주로 공부를 하고 대학 진학 후에도 영어와 제2외국어 중심에 매달린 말 그대로 공부벌레였던 홍씨는 “우리나라와 외국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세계 속에서 꿈을 이루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외교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나를 믿고 기도해준 아버지(홍일기·55·괴산중앙감리교회 목사)와 어머니(최강자·51), 항상 격려해준 동생 성우(23·신학대 재학)에게 진심을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훗날 국익을 위해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정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