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첼로 독주회 12월 6일 오후 7시 30부 청주시민회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꼽히는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 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깊은 음색이 매력적인 첼로는 그래서 사람의 마음과 가장 가까이 닿는다.
첼로의 그런 매력 덕분이었을까. 한 번도 첼로 연주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없었던 평범한 여고생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이끌림으로 첼로와 만났고, 평생 활을 놓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하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오는 126일 오후 730분 청주시민회관에서 두 번째 독주회를 여는 박지현(33) 첼리스트 얘기다.
첼로 연주를 시작한 지 올해로 17년째지만 아직도 연주하는 매일 매일이 새롭고 행복하다는 박 첼리스트의 이번 공연은 그가 미국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와 캔사스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처음 갖는 독주회다.
이번 독주회에서 그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와 파야의 스페인 가곡, 쇼스타코비치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선보인다.
베토벤 첼로소나타 5번 라장조 작품 102 2(L. v. Beethoven Cello Sonata No. 5 in D major, Op. 102, No. 2)은 첼로소나타 중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곡으로 그의 다른 첼로소나타와 달리 유일하게 2악장에 느린 악장을 도입한 3악장 구성의 고전적 소나타 형식으로 베토벤 초기작품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다.
베토벤의 후기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푸가(fugue)기법을 3악장에 사용해 이전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적 양식을 보여주는 이 곡은 파격적이고 각 악장의 대위법적인 기교가 뛰어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 곡은 그의 마지막 첼로 소나타로 장대하며 유쾌한 구성에 종교적인 깊이까지 느끼게 한다.
알베니즈, 그라나도스와 함께 스페인의 3대 작곡가로 꼽히는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는 스페인 각 지방에서 발췌한 민요를 근대적이며 세련된 예술가곡모음 ‘Siete canciones populares Españolas(7개의 스페인 민속가곡)’으로 승화시켰다. 이날 연주하는 스페인 가곡 모음곡(Suite populaire espagnole)’은 스페인 성악문헌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로 박 첼리스트는 무어인의 옷감(El paño moruno)’ ‘자장가(Nana)’ ‘노래(Canción)’ ‘폴로(Polo)’ ‘아스투리아인의 노래(Asturiana)’ ‘호따(Jota)’ 등을 선보인다.
상점에 걸려있던 고운 옷감에 떨어진 한 점의 얼룩으로 헐값에 팔리게 되었다는 가사를 가진 무어인의 옷감은 경쾌한 리듬 속에 어두움이 묻어나는 상반된 매력을 가진 곡이다.
자장가는 파야가 어린 시절 듣고 자란 자장가로 동양적 색채가 묻어나는 곡이다. 피아노의
반복되는 반주 형태는 요람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노래(Canción)’는 명랑한 리듬으로 날 배신한 당신의 두 눈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며, 사랑하고 얻은 것은 모두 사라지고 잃은 것만 남았네라는 노래 가사의 슬픔을 극대화한다.
사랑의 아픔을 가르쳐 준 사람에 대한 저주와 복수를 노래한 폴로’, ‘마음을 달래러 푸른 소나무에 기대 내가 울자 소나무도 함께 울었다는 내용으로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 지방의 매우 단조롭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인 아스투리아인의 노래’, 스페인 민요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춤곡으로 스페인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호따도 초겨울의 감성을 자극한다.
마지막 무대는 20세기 러시아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단조 작품 40(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d minor, Op. 40)’이 장식한다.
그의 단 하나뿐인 첼로소나타 Op. 401934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성격을 띠었다.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나타형식, 론도형식 등 고전적 음악형식과 반음계, 불협화음 등 현대적 작곡기법과 글리산도 등 다양한 첼로 주법을 활용해 작곡한 고전과 현대를 재치 있게 잘 조화 시켜 놓은 곡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작품 전반에 걸쳐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표출해 당시 러시아의 복잡한 사회적 측면을 멜로디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
박 첼리스트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꾸준히 성장하는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다그간의 첼로인생을 모두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최고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아이오 라이트 주립대와 미국 캔사트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북도립교향악단과 러시아 볼고그라드 오케스트라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현재 국립한국교통대와 예성여고 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43-230-271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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