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남은 달력이 쓸쓸하게 다가오는 12월, 그 여린 감성을 보듬을 2013 청주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회가 8일 오후 7시 30분 청주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이강희 한국교통대 교수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우현경 과천시립교향악단 수석이 협연하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과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사단조 작품 26번, 드보르작 교향곡 8번 사장조 작품 88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연주회는 스페인 작가 앙헬 페레스 데 사베드라의 희곡 ‘돈 알바르’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시작된다. 이 곡은 금관악기가 장중한 음으로 운명의 타격을 표현하면 바로 현악기들이 휘몰아치는 운명의 소용돌이를 연출한다. 이어 목관악기가 남자주인공 ‘돈 알바로’의 비극적인 심정을 담은 구슬픈 소리를 선사한다. 현악기의 트레몰로는 여주인공 ‘레오노라’의 간절한 기도와 비극적 운명을 나타내며 후반부로 갈수록 팀파니와 심벌즈 등의 타악기가 가세해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결국 운명의 힘이 승리를 거두는 애처로운 멜로디로 다양한 음역을 넘나드는 연주가 일품이다.

우 바이올리니스트가 협연하는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사단조 작품 26번은 브루흐가 1864년부터 2년 동안 작곡한 곡으로 로맨틱하고 멜랑꼴리한 브루흐의 음악적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는 연주자의 엄청난 기교를 요하는 화려한 음색으로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인 음악이 인상적이다.

서정적인 느낌의 2악장 아다지오는 마치 물안개가 자욱한 호수에 작은 배가 자연스럽게 떠 있는 부드럽고 서정적인 느낌이다. 갈망하는 듯한 애절한 분위기가 곡 전체를 압도하며 약음의 섬세한 소리에 마음이 녹는다.

3악장 알레그로 에네르지코는 2악장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느낌의 활기찬 리듬이 인상적인 곡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 솔로가 화려하고 장엄해서 절로 기분이 들뜬다.

마지막 무대는 드보르작 교향곡 8번 사장조 작품 88번이 장식한다. 이 곡은 드보르작이 영국에서 체코로 돌아와 비소카라는 작은 산간마을에서 작곡한 곡으로 체코의 민족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첼로와 호른 연주로 시작되는 1악장은 비소카 마을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선율이 차분하고 아름답다. 플롯과 클라리넷의 소리도 감성을 자극한다.

2악장은 보헤미아 지방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으로 전원풍의 멜로디가 현악기에 시작되면 목관악기가 이를 받아 풍성한 자연의 소리를 연출한다.

3악장에서는 물결치듯 넘실거리는 왈츠 리듬이 우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변주곡 형식의 4악장은 힘찬 트럼펫이 먼저 등장하고 18마디 위에 타악기기 짧게 마무리하는 형식이다. 마지막에 퍼지는 트럼펫의 팡파르가 극적인 느낌을 더한다.

이강희 지휘자는 중앙대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미국 뉴욕 브루클린 시립음악대학원과 러시아 글라주노프 음악원을 졸업했다. 러시아 볼가그라드시 문화예술상과 한국음악상, 충북예술상 등을 수상하고 현재 충주시청소년교향악단·충청필청소년교향악단·CJB교향악단·충주시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우현경 바이올리니스트는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부속 중앙음악학교와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동양일보 콩쿠르 등에 입상했으며 현재 과천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한국교통대와 충북예술고, 예성여고 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