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대첩’ 충북팀 국가조리기능장 지다윤·안경애씨


지난 30일 종영한 케이블 채널 올리브TV의 한식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 전국 10개 시·도의 한식 고수들이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에 충북팀이 출연해 4강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가가 인증한 조리기능장 콤비인 안경애(54·오른쪽·충북 중식 조리기능장 1호)씨와 지다윤(47·청주 중식 조리기능장 1호)씨가 화제의 주인공. 이들 충북팀은 매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재료로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요리를 완성해 내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충주여고 선후배로 평소 절친한 사이이던 이들은 한식홍보대사 조리경연대회 금상, 세계조리사대회 신선로부문 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방송 초반부에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지씨는 “사회자가 우리에게 거의 질문을 던지지 않았고 카메라에도 거의 비치지 않았다”며 “우리가 PD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1회의 첫 주제는 왕에게 진상됐던 각 지역 최고의 식재료로 음식 만들기. 다른 팀들이 소 한 마리당 500g만 나온다는 쇠골, 제주에서 최고의 생선으로 치는 옥돔 등을 들고 나올 때 충북팀은 보은 대추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해당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충북팀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 충북팀은 ‘대추는 주재료가 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고 한우보은대추탕과 우렁이 숯불구이를 선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아냈다. 그리고 횟수를 거듭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자로 부상했다.
“차츰 저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더라고요. 다들 일찍 떨어질 줄 알았는데 놀랍다는 반응이었어요. 다른 팀들도 견제가 되는 팀으로 저희 팀을 꼽았어요.” (지다윤)
일주일에 한 번씩 다른 팀들과 대결을 치러야했지만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하기 쉽지 않았다. 서로 사는 지역이 달랐고, 근무시간이 길어 평일에는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주말마다 1시간 30분씩 달려와 함께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을 했다. 대결은 매주 목요일에 있었다. 수요일 오후 근무가 끝나면 버스를 타고 경기도 남양주의 스튜디오로 올라가 하루를 꼬박 촬영하고 금요일 새벽에 내려와 각각의 근무지로 출근했다. 다크서클이 볼까지 내려오고 머리가 빠지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대결을 하면서 그 즉시 응용해서 음식을 만들기도 했어요. 사과 쌈떡을 만들 때는 심사위원분이 사과 향이 얼마나 살아있는지 본다고 하시기에 사과즙으로 반죽을 했고, 닭내장탕을 만들 때는 모양이 예쁘지 않은 것 같아 즉석에서 닭모래집을 다져 넣은 만두를 만들어 곁들였어요.” (안경애)
뛰어난 상황 대처 능력으로 매회 군침이 꼴깍 넘어 가게 만드는 요리들을 선보여 오던 충북팀은 아쉽게도 지난 11월 16일 방송된 8회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들은 현재 학교급식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안씨는 충주교육지원청 소속 북부영어체험센터에서 영양사 겸 조리사로, 지씨는 청주 서촌초에서 조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방송을 통해 학교 조리사의 우수성을 알린 일이 가장 보람 있다고 밝혔다.
지씨는 “몇 천 명에게 밥을 해 먹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리는 운이 좋아 매스컴에 많이 비춰졌을 뿐이고 학교 조리사 중 실력이 출중한 숨겨진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리사들에게 요리 노하우를 알려주고 지역의 특수학교 아동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요리 교실을 여는 등 재능 봉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꾸준히 음식을 연구하고 창작해내며 조리 명장을 꿈꾸기도 한다. “충분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위험하지 않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햄버거는 식중독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급식으로 잘 내지 않거든요. 그런데 구운 패티와 야채를 각각 따로 놓았다가 만들면서 바로 배식을 하면 세균 번식의 우려도 없고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만족도도 높아지죠. 이런 식으로 다양한 방식의 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안경애)
<글 조아라, 사진 제공 올리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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