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볼만한 ‘온천&먹거리’ 5선

-‘왕의 온천’ 수안보…꿩요리 샤브샤브 ‘별미’
-월출산 온천욕·낙지, 칼바람 잊는 힐링 천국
-뜨끈하게 녹이고 파전·곰장어 먹고 ‘동래온천’

초겨울 차가운 칼바람 불어서인지 한결 추위가 느껴진다. 따끈한 온천이 생각나는 때다. 영하를 오르내리고, 산간에는 눈이 쌓이는 겨울, 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밀려오는 포근함에 추위를 거뜬히 이겨낼 기운이 솟아난다. 가족과 함께 가벼운 트래킹이나 관광지 투어를 곁들이고, 여기에 입이 즐거워지는 먹을거리까지 더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때를 놓치면 내년까지 다시 이 기분을 느끼기 어렵다. TV나 사진 속 온천욕 장면을 보며 ‘한 번 가볼 걸’ 후회하느니 지금이라도 떠날 채비를 꾸리면 된다. 어느 옛 광고카피에서 나오 듯 ‘순간의 선택이 1년을 좌우’하니 말이다.

●고르는 즐거움 가득 ‘충주 온천’
충주 온천의 매력은 다양함이다. 한겨울 추위도 방해할 수 없는 53도(℃)의 수안보온천, 보글보글 탄산 기포가 터지는 앙성온천, 유황 내음 매캐한 문강온천이 있다

충주의 대표적 온천은 수안보온천이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피부병을 다스리기 위해 자주 찾았다는 기록(조선왕조실록)이 전해지면서 지금도 ‘왕의 온천’으로 불린다. 서민들도 자주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던지, 이들로 인해 흐트러진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동규절목’이라는 향약까지 생겼단다. 지금도 이곳 찾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수안보 온천은 1963년부터 충주시가 직접 관리한다. 온천 지구에 2000t짜리 저장 탱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일대 27개 업소에 온천을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수안보온천 이용자는 취향에 따라, 이용편의성에 따라 온천을 골라서 즐길 수 있다.

한화리조트 수안보, 수안보파크호텔 등에는 노천탕이 있다. 수안보온천이 오래 전부터 알려진 반면, 앙성온천과 문강온천은 현대에 개발된 온천이다. 앙성온천은 탄산온천, 문강온천은 유황온천이다.

충주 수안보에는 ‘꿩요리’가 별미다. 가슴살을 얇게 썰어 채소와 함께 데쳐 먹는 샤브샤브, 부추와 채 썬 꿩고기를 볶아 만든 잡채, 꿩 다리 살로 만드는 튀김, 다진 꿩고기로 빚은 만두, 꿩 뼈를 삶은 국물에 채소를 넣고 시원하게 끓이는 탕 등이 대표적이다.

향이 진한 자연산 능이버섯을 넣고 끓이는 능이버섯전골도 잘 알려졌다. 사과소면, 사과주 등 충주 특산품인 사과를 재료로 쓰는 음식들도 이색적이다.
충주 특산품인 사과를 넣어 만드는 천등산된장의 사과고추장 체험, 밤골도예의 도예 체험, 금가참숯의 차 시음, 충주호반을 따라 11.5㎞ 이어지는 종댕이길 걷기 등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문의=충주시청 관광과(☏043-850-6713)·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043-846-3605).
▷주변볼거리=충주세계무술공원, 충주 탄금대, 청룡사지, 충주 행복숲체험원, 충주 계립령로 하늘재, 예그린팜,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온천에 몸 녹고 대게에 마음 녹고
여행이 망설여지는 계절인 ‘겨울’이라야 제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경북 울진이다. 몸과 마음을 두루 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온천욕과 찬바람에 속이 꽉 찬 대게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백암온천은 덕구온천과 함께 울진의 대표적 온천이다. 신라시대에 처음 발견했다는 백암온천은 53도나 되는 고온으로 여행객의 피로를 녹여준다.

백암온천특구에는 여러 온천 시설이 있다. 특히 족욕 체험 가능한 곳이 눈길을 끈다. 한화리조트(백암온천) 건물 오른쪽 뒤로 돌아가면 온천학습관이 나온다. 마당에 온천수가 약수처럼 솟아오르는데 그 자리에서 마실 수도 있고, 보온병에 담아 가져갈 수도 있다. 원천 옆으로 아담한 족탕이 있다. 리조트 이용객이 아니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울진하면 ‘대게’가 떠오른다.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 울진대게를 맛보려면 후포항이 제격이다.

후포항 어시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백암회센타에 대게와 활어 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대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쪄준다. 게 내장은 바로 먹어도 감칠맛이 일품이지만, 참기름과 김 가루를 넣어 볶음밥으로 먹으면 별미다.

후포항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북상하다 보면 울진대게유래비를 만날 수 있다.

▷문의=울진군청 문화관광과(☏054-789-6901)·백암온천 관광안내소(☏054-789-5480).
▷주변 볼거리=금강소나무숲길, 성류굴, 덕구온천, 불영계곡과 불영사, 민물고기생태체험관, 죽변항.

●영암 월출산온천 ‘온천과 낙지’ 환상 조화
소백산맥의 끝자락을 장식한 월출산 아래 월출산온천은 물 좋기로 소문났다.

월출산 아래 물 좋기로 소문난 월출산온천이 있다. 월출산 암반대의 주요 구성 암석인 홍색장석화강암(맥반석)을 수원으로 하기때문에 ‘맥반석 온천수’로 통한다. 맥반석은 흡착, 정화 성질이 강해 온천수의 유해물과 오염물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피로 회복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수중 안마 장치가 부착된 매그넘탕에서 기포 마사지를 받으며 뭉친 어깨 근육이나 관절을 부드럽게 풀 수 있다.

온천과 함께 건강을 위한 영암의 대표 음식이 갈낙탕이다. ‘산 낙지 한 마리에 지쳐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말처럼 낙지는 기력을 회복하는 데 최고의 보양식이다

독천 낙지마을에는 30여 곳의 낙지 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갈낙탕 외에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연포탕도 인기다.

낙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산 낙지를 선호한다.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기름소금 바른 낙지를 통째로 먹는다. 낙지를 데쳐서 각종 채소와 함께 무친 낙지초무침은 새콤해서 산 낙지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좋다.

월출산 자락에 영암구림마을, 왕인박사유적지, 도갑사 등 이름난 여행지도 많다.

▷문의=영암군청 문화관광과(☏061-470-2255).
▷주변 볼거리=마한문화공원, 천황사, 기찬묏길, 가야금산조테마공원

●목욕 후 파전·곰장어 먹으러 가요 ‘동래온천’
부산 동래온천은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 시대부터 온천이 존재한 유서 깊은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족이 목욕을 즐긴 곳으로도 알려졌다.
동래온천 테마거리에 들어서면 호텔농심이 운영하는 대규모 온천 휴양 시설 허심청을 비롯해 녹천탕, 천일탕 등 대중탕이 여럿 있다.

랜드마크 격인 허심청은 30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온천탕과 찜질 시설, 베이커리와 브로이 하우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객실에 가족탕이 딸린 온천호텔과 모텔도 즐비하다.

무료로 노천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두 곳이나 있다. 허심청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이 동래온천 노천 족욕탕, 오른쪽이 동래 스파토피아다.

동래의 명물이 곰장어구이와 동래파전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스태미나 음식인 곰장어는 소금구이나 고추장 양념구이로 먹는다. 온천장 곰장어 골목에 10곳이 넘는 곰장어 집이 있고, 차량으로 10여 분 떨어진 동래시장 주변에도 곰장어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동래파전은 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바삭하게 씹히는 보통 파전과 달리 멸치 국물에 멥쌀이나 찹쌀 등 쌀가루를 넣어 차지고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재료를 반죽에 미리 섞지 않는 것도 다르다. 동래구청 뒤에 전국구로 잘 알려진 파전 집 두 곳이 있고, 도보로 5분 거리 동래시장 내 선짓국 골목에도 시장표 동래파전을 하는 집이 여럿 있다.

뜨거운 온천욕을 하고 파전과 곰장어로 배를 채운 뒤 동래시장, 복천동 고분군, 복천박물관 등을 방문하면 알찬 일정을 만끽할 수 있다.

▷문의=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051-888-4302).
▷주변 볼거리=범어사, 금강공원,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탄산·알칼리 동시에 ‘오색온천’ …도치찌게 별미
설악산 한계령(옛 오색령) 주전골 끝자락에서 탄산 온천과 알칼리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오색온천이 있다.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많아 몸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약수온천모텔, 설악온천장 등 5~6곳에서 오색온천을 즐길 수 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의 온천장이 가장 잘 알려졌다.

오색온천은 톡 쏘는 탄산 온천과 몸을 부드럽게 해주는 알칼리 온천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발 650m 남설악 온정골에 위치한 온천 원수는 예부터 만병통치로 이름이 높았고, 이 온천수에 목욕을 하면 미인이 된다고 해 ‘미인온천’으로 불렸다. 지금은 강원도에서 시추, 개발해 주변 숙박 시설에 온천물을 공급한다.

오색약수는 오색천의 너럭바위 암반에서 솟는 약수로, 탄산의 톡 쏘는 맛과 철분의 강한 맛이 나며, 위장병이나 소화불량,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

도루묵과 함께 겨울철 진객으로 꼽히는 도치는 얼큰하게 끓이는 양양의 별미다.

수림식당은 겨울이면 도치찌개를 별미로 내놓는다. 2년 묵은 김치를 넣고 끓이다가 손질한 도치와 도치 애, 고춧가루, 실파 등 갖은 양념을 넣고 푹 끓인다. 식탁에는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갔다가 두부처럼 찐 도치 알이 나오는데, 도치찌개에 넣어 함께 먹는다. 도치 알은 양양 사람들의 제사상에도 오르는 귀한 음식이다.

해바라기 씨와 호박씨 등 견과류가 곁들여지는 범부메밀국수 역시 차원이 다른 맛을 선보인다. 양양하면 바다가 먼저 떠오르지만, 전국에 명성이 자자한 송천떡마을과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도 체험 여행 명소다.

▷문의=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4).
▷주변 볼거리=낙산사, 하조대, 남애항, 죽도정, 휴휴암, 미천골자연휴양림, 선림원지, 명주사, 탁장사마을, 진전사지.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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