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동 한 그릇’ 31일까지 청주 씨어터제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마음들을 발견할 때만큼 감동적인 순간이 있을까.
웃음과 감동으로 맛을 내는 연극 우동 한 그릇31일까지 청주 씨어터제이에서 열린다.
충북도 지정예술단인 극단 시민극장이 112회 정기공연으로 마련한 이번 연극은 일본인 작가 구리 료헤이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김동수 극단 김동수컴퍼니 대표가 각색·연출한 작품이다.
북해정이라는 작은 우동 집은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 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간다. 그 후에도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세 모자는 북해정을 찾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들의 모습에 주인은 보이지 않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다음 해 12월 마지막 날, 주인은 우동을 먹으러 올 세 모자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몇 년이 지나도 그들은 북해정에 다시 오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은 그들의 자리를 언제나 비워뒀고, 이러한 사연은 단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그저 추억으로 세 모자에 대한 기억이 남겨질 무렵, 그들은 다시 우동 집에 나타난다. 두 아들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제법 말쑥해진 모습으로. 이제 그들은 한 그릇의 우동이 아닌, 떳떳한 세 그릇의 우동을 시켜 놓는다. 그리고 우동 집 주인이 베풀어 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북해정의 섣달그믐은 훈훈함으로 젖어간다.
북해정(北海亭)이라는 우동집에 허름한 차림의 부인이 두 아들과 같이 와서 우동 1인분을 시키자, 가게주인이 이들 모자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몰래 1인분 반을 담아주는 배려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연극 우동 한 그릇’. 이 작품은 장사를 이익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봉사로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일본 자본주의의 특징을 담고 있다. 1992년에는 일본에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30, ·공휴일 오후 3·6, 일요일 오후 4.
문의=043-256-3338, 010-6206-6477.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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