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가난한 이들에게 잔인한 계절이다. 차디찬 바람이 날카롭게 벼린 칼처럼 살 속을 파고들고, 냉랭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계절.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연탄 한 장에 온 몸을 의지하며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는 이들이 많다.
그래도 따뜻한 이웃들이 있어 겨울의 잔인함이 두렵지만은 않다. 네 잎의 ‘행운’ 보다는 세 잎의 ‘행복’을 전달해주겠다는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본부장 석광수) 세잎클로버 봉사단. 이들의 훈훈한 사랑과 정이, 얼어붙어가던 사람들의 가슴에 온기를 돌게 한다.
 세잎클로버 봉사단의 악기 기증으로 청주YWCA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 풍물동아리가 탄생했다. 풍물동아리는 최근 외부 행사에 초청을 받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 세잎클로버 봉사단은 지난 2005년 4월 청주YWCA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하 서부복지관)에서 반찬배달과 무료 배식 봉사를 하며 처음 결성됐다.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던 중 서부복지관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봉사팀인 세잎클로버를 조직하게 된 것. 배식 봉사로부터 시작한 세잎클로버 봉사단의 활동은 현재 ‘장수 사진 촬영’, ‘김장 나눔 행사’, ‘연탄 배달’, ‘멘토링’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 반찬 배달부터 동아리 지원까지 다양한 봉사 활동
거동이 어려워 무료 급식소에 오지 못하는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단은 매월 1회 이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반찬을 배달한다. 반찬 배달과 함께 혈당과 혈압을 체크하는 건강관리까지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
매년 설과 추석이면 서부복지관 이용자들에게 떡국, 송편 등 명절 음식과 선물을 지원하고, 겨울이 올 무렵이면 김장김치를 직접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배달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50여명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촬영’ 행사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황성열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 운영팀 과장은 “어르신들이 막연히 죽음에 대해 갖는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남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보내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들 덕분에 서부복지관에는 어르신들로 구성된 풍물동아리가 탄생되기도 했다. 변변한 악기가 없어 책상을 두드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 봉사단에서 선뜻 120만원을 지원, 악기를 구입하게 된 것.
장은하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시작된 풍물동아리가 요즘에는 외부 행사에 초청을 받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추게 됐다”며 “세잎클로버 봉사자분들은 항상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지난 2005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괴산 운교리를 찾아 마을 주민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경로잔치를 열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절임배추 50상자(1상자 20kg)를 구입하고, 200만원 상당의 농업용 비닐을 지원하기도 했다.
오는 20일에는 충북 연탄은행과 함께 하는 ‘사랑의 연탄 배달’ 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봉사단 60여명은 청주 탑동 저소득 가정에 사랑을 담뿍 담은 연탄 6000여장을 나른다.
● 아동과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드림 투게더’는 소년소녀 가장과 결손가정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바른 품성과 리더십을 갖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사회복지법인업체, 학교, 동사무소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한다. 현재 충북 내에서 모두 18명의 학생들이 현대자동차 직원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만남을 갖고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하기도 한다. 충북 내 전 지점과 지역본부에서 매월 자체 모금을 해 학생들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각종 생활용품 등을 지급한다.
세잎클로버 봉사단과 가족들이 도배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들을 위해 매년 1회 드림투어가 진행되고 멘티 중 한 가정을 선정해 집수리를 한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을 견학하고 이충무공묘와 온양 민속박물관을 돌아보는 역사 탐방이 진행됐다.
황 과장은 “결손 가정의 아이들을 보면 사랑의 결핍으로 성격이 밝지 않거나 불안정한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세상과 소통을 잘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스스로 닫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청소년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만큼 작은 지원이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한다면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충북 내 고등학교 83개교의 저소득층 학생 83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모두 4150만원의 ‘더 브릴리언트 장학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이번 더 브릴리언트 장학금은 고객들의 꾸준한 성원에 보답하고 사회 환원을 통해 성과를 고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와 함께 저소득가정의 자립을 돕기 위한 희망드림 기프트카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는 저소득층 예비 창업자 5명이 선정돼 차량과 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조아라>


인터뷰/ 석광수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장
“행운을 쫓기보다 행복을 나누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 설 것”

“충북 도민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으로 성장하고 있는 저희 현대자동차가 도민들에게 받은 사랑의 일부분이라도 사회에 돌려드리고 자 봉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분들이 힘든 삶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석광수(50·사진)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장은 198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국내영업본부 판매교육팀장, 판매추진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감각으로 직장 내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해가는 분위기 메이커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봉사단을 이끌며 직원들이 활동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세잎클로버 봉사단은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공헌 활동을 적극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일사일촌 자매결연을 맺은 괴산 운교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으며 2012년 청주YWCA에서 주관한 도내 우수 봉사활동 기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봉사 활동을 하며 겪었던 안타까운 일들도 많았다. 오랜 기간 반찬 배달을 해 온 독거노인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는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멘티가 사춘기를 겪고 방황을 할 때면 내 딸, 아들의 일처럼 여겨져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느끼는 희열은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된다.
“행운을 쫓기 보다는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저희 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의 많은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사회에 나눔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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