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 교육감 서운한 감정 표현
김양희 의원, 명예훼손 사과 요구
충북도의회 김광수 의장이 올해 회기 마지막 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도의회는 20일 325회 정례회 4차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 회기를 마무리 했으며, 폐회 후 이시종 충북지사와 실·국장, 이기용 교육감과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폐회연을 가졌다.
이 교육감은 이날 낮 12시 도청 구내식당에 준비한 폐회연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앉아 있기 심히 불편하다”며 김광수 의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이 교육감은 “김 의장은 충북도에 대해 ‘정부 합동평가 2년 연속 최우수도 달성’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교육청에 대해서는 여태껏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이날 폐회사에서도 교육청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았다.
이어 “(폐회연에 앉아 있을 때도) 제가 왜 여기에 왔나 싶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꾹 참고 앉아 있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교육감은 자신에 앞서 김 의장이 인사말에서 “교육청이 전국 학업수준 성취도 평가에서 1위를 했고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칭찬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김 의장이 여태껏 교육청을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도의회 교육위원들도 이구동성으로 동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교육감은 수저를 든 이후에도 한 식탁에 앉은 김 의장과 이 지사를 쳐다보지 않으려는 듯 몸을 살짝 틀어 앉은 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오찬을 했다.
김 의장은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식사 도중 마이크를 잡고 “도교육청 얘기를 하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교육감이 여기 계신데 제가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공개 사과를 하자 식당 곳곳에서 손뼉과 함께 환호가 터져나왔다.
앞서 김양희(비례·새누리) 의원이 예고 없이 도의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김 의장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도의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김 의장에게 “허위사실을 언론해 공표해 명예를 훼손한 점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김 의장은 지난 3월 충북도 브리핑실을 방문해 ‘불법건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을 대신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한 바 있다”며 “당시 의장은 ‘나도 감사관련 부서에서 일해 봤지만 불법행위가 맞다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하면서 본 의원을 지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해당 건축물은 시아버지 소유로 본 의원은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검찰과 경찰에서도 수사했지만 본인은 소유자도 아니고 건축자도 아니므로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법적 절차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성명서 낭독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의원님들이 아시다시피 며칠간에 도의원(김양희)이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언론보도가 됐다”며 “그런데 김 의원은 이렇다 할 얘기를 하지 않아 의장이 공식적으로 ‘의회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기자실에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특정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다”며 “도의원은 누구보다도 청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