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종무용단의 ‘겨울날의 풍경’
수익금 전액 사회복지단체에 기부
29일 오후 6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섬세한 감성과 기품 있는 춤사위, 박시종무용단의 ‘겨울날의 풍경’이 29일 오후 6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박시종 안무가의 그간 ‘춤의 여정’을 짚어볼 수 있는 이번 무대는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는 문화예술을 통한 사랑나눔공연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공연은 박 안무가가 예술인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을 다하고 문화적 자선활동에 동참하면서 대중에게 열린 공연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매년 연말 개최하고 있다.

박시종 안무가의 작품에 대한 철학적 관조와 안무적 기법을 연작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겨울날의 풍경’에서는 ‘염화미소’와 ‘월화연’, ‘연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무용가 박시종은 한국무용의 서정적 아름다움과 시적(詩的) 춤언어를 순백의 깨끗함과 섬세한 호소력으로 풀어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안무가다.

박 안무가의 춤에는 서두르지 않으나, 게으르지 않게 자신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삶의 철학이 배어있으며, 이러한 내면의 포용력과 날카로운 감각, 깊이 있는 자기성찰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가 이번 공연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한국적 정서와 자연의 색채가 잘 녹아있다.

첫 번째 무대는 박 안무가의 작품 중 가장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염화미소’.

이 무대에는 서울무용제 대상을 받은 작품 ‘나와 나타샤와 나귀’에서 주인공 나귀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전건호 무용수와 박시종 안무자가 출연한다.

‘염화미소’는 영산재(靈山齋)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재는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부처의 참진리를 깨달아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나 해탈하는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처가 여러 중생이 모인 가운데 법화경을 설하는 모습을 재현한 불교의식이다. 부처가 깨달음을 말이나 글뿐 아니라, 마음으로도 불교의 진리를 전했다고 하는데, 그 마음으로 전하는 미소가 ‘염화미소’인 셈이다.

염화미소는 ‘꽃을 집어 들고 웃음을 띠다’를 뜻하는 말로, 불교에서 이심전심의 뜻으로 쓰인다. 이는 진정한 깨달음은 말이나 글보다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것으로, 이 작품에서는 불교철학을 바탕으로 남녀의 정신적 교감과 속세 인연의 만남, 사랑을 이심전심에 빗대어 표현한다. 이별의 번뇌와 괴로움, 체념을 깨달음과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인 영산재에 접목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춤사위가 일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박시종·전건호씨는 마음과 마음으로 나누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사랑을 섬세하고 애절한 몸짓으로 그린다.

‘월화(月下)연’은 달빛아래에 고혹적인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박순아의 청아한 가야금 선율과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춤사위가 매혹적이다. 서정적이면서도 그리움의 호소력이 짙은 아름다운 한국여인의 심성을 한껏 드러낸다. 무대에는 박정선·김지성씨가 오른다.

쓸쓸하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봄이 가까이 왔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 무대 ‘연두’는 초록의 희망을 기다리는 겨울의 몸짓이다.

겨울을 견디고 있는 윤미라·이호현·안효연·김세희·남기연·김민영·임종희·김민하·전건호·박정한·김지성·박시종 무용수가 봄의 찬란한 희망을 선사한다.

지난해 서울무용제 대상을 수상한 박 안무자는 한양대 체육학(무용전공) 박사로 청주대 예술대학 공연영상학부 공연예술전공 겸임교수와 한양대 우리춤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경남무형문화재 21호 진주교방굿거리 이수자로 충북예술문화정책연구원 기획위원, (사)한국무용사학회·(사)한국무용연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섬세한 감성과 기품 있는 춤사위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충청권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무용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 공연의 관람료는 2만원이고, 수익금 전액은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된다. 관람권은 공연세상 홈페이지(www.concertcho.com)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박시종무용단(☏010-4194-9714)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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