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학교 교수)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다. 투쟁의 역사는 돌고 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은 돌고 돌아 윤회되는 것이 세상 흐름의 이치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면 곧이어 즐거운 나날이 도래한다. 태양이 돌고 도는 이치에 의하여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 지금 우리의 주변은 매우 어지럽고 힘들다. 특히 북한정권과 관련하여 한반도의 상황도 어지럽고 힘들다.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한결 같다. 허나 우리 주변은 끊임없이 혼란스럽고, 특히 겨울철 접어들어 날씨도 추운데 우리 주변정세와 한반도 이북의 정황이 매우 불투명하다. 이렇게 어지럽고 힘든 세상일 수록 우리는 하나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면 무서운 것도 힘든 것도 추운 것도 어떠한 힘든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 이세상은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함께 해야만 하는 세상이다. 따라서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도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하는 따듯한 겨울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 보다는 둘이 좋고 둘 보다는 우리가 좋은 따뜻한 이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고, 이것이 이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이치라는 것을 깨닫고 느껴보자.
  그렇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전개되어 질 것인가? 우리란 무엇인가를 노자의 학풍을  가지고 생각하여 보자. 도(道)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지를 등지고 양지를 껴안아 그 가운데 기운을 조화롭게 한다. 천하가 싫어하는 것은 오직 외롭고 덕이 부족하며 선하지 않은 것이며 왕공은 스스로 그것을 이름 하였다. 일이란 혹 덜어내려 하여도 보태지고 보태려고 하여도 덜어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도 이러한 뜻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강하고 굳세기만 한 사람은 옳게 죽지 못한다. 때론 그 것을 배움의 근본으로 삼기도 하였다. 예전부터 일부에서는 하나 둘 셋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밝힘으로써 이 문장을 체계적 우주 발생론으로 이해하려 하였다. 가령 하상공은 하나가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둘은 음양을 셋은 화기(和氣) 청기(淸氣) 탁기(濁氣)를 가리킨다고 하였고, 화기 청기 탁기가 천지인으로 나누어지고  천지인은 만물을 낳기 때문에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하였다. 이영송은 이러한 하상공의 해설을 더 구체화하였으며, 그 에 따르면 문장은 허(虛, 道) 가운데에 일기(一氣)가 움직이고 일기가 청탁으로 나뉘어져 음양이 드러나며, 음양이 운동하여 삼재(三才)가 생겨나고 삼재가 만물을 낳는 우주 발생론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이영의 해설은 원기를 태극으로 바꾸거나 삼재를 화기(和氣)로 바꾼 도식도 있지만 대체로 같은 계열의 해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자보다는 둘이 얼마나 좋은지 인생의 길고 긴 고독을 통하여 배우게 된다. 우리가 이렇게 혼자인 것은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나에 이기심과 탐욕심 때문이다. 나를 찾느라고 주위에 있는 타인을 모두 쫓아 버린 것이며, 때로는 모두를 쫓고 돈만 많으면 걱정이 없다고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하나 보다는 둘이 둘 보다는 우리가 아름다운 쉼터가 된다는 것과 인생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지배하는 사랑이 숨 쉬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후대의 사상가들의 생각도 이렇게 설명 된다. 하지만 이런 해설은 노자 자체에 어떤 근거도 확보하지 못한다. 음양 우주론은 주역의 해설서, 곧 역전(易傳) 이전에는 완성되지 않았고 삼재 관념은 한대(漢代)에 형성된 것이다. 이러하듯 사상과 세상의 흐름은 사람에 의하여 변화되고 이어지며 사람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 가는 의식의 복합체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너와 나가 아닌 무엇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그 중심은 바로 우리이다.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고 사람의 중심이다. 저물어 가는 2013년 세상의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그 것은 사람이다. 또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 것은 마음이다. 따라서 이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마음과 생각으로 우리가 중심이 되어 이 세상을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거듭나게 만들어 보자. 다가오는 갑오((甲午)년은 우리 모두가 좋은 생각으로 우리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보도록 노력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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