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뜬금없이 ‘제3의 인물’ 띄우기 시동
충북지사 나경원·김동연·경청호 등 거론
현실성 낮아…‘생뚱맞다’ 부정 여론

충북지역이 정치철새도래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내년 6.4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 예정자들이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출마선언을 하거나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이들은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인사들로 그동안 지역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던 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뜬금없는 3의 인물을 거론하며 나경원 전 의원과 경청호 현대백화점 총괄 부회장,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을 충북지사 후보 띄우기에 나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 중앙언론은 지난 23일 여권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 완승을 위해 충북지사 후보로 나 전 의원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의 부친이 충북 영동 출신이지만 나 전 의원은 충북에서 활동한 경력이 전무하다.

내년 충북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도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음성 출신 김동연 국무조정실장과 청주출신 경청호 현대백화점 총괄 부회장 등의 영입의사를 내비쳤다.

이 같은 뉴페이스 제3후보론은 현재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에 맞서기 위해선 판을 키운 뒤 크게 흔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기저에 깔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년 도지사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선 필승카드를 내세워야 할 텐데 앞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 가운데 당내 인사는 민주당 이시종 지사와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 등이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생뚱맞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정치라는 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현실성이 매우 낮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0일 중앙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중구에서 국회의원을 했는데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는 바람에 임기를 못 채워 주민들에게 늘 부채의식이 있다그래서 당연히 중구에서 정치적으로 봉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중구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했고, 정치적 고향인 중구를 위해 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즉 내년 지방선거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고, 서울 중구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나 전 의원이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24일 성명을 통해 나 전 의원은 부친이 충북 영동 출신이라는 연고 말고는 아무런 인연을 찾을 수 없고, 충북에 어떤 기여도 한 적이 없다“(새누리당이) 충북도민을 만만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도지사 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이리도 없는 지 참 한심하다새누리당은 충북 도민을 우습게 여기는 행태를 즉각 그만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에서도 선거철만 되면 권력을 쫓아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철새정치인들을 보는 눈초리가 냉소에 가깝다.

철새 도래지인 냥 선거가 끝나면 서울 등지로 갔다가 선거철만 되면 얼굴을 내밀고 주민의 심판을 받겠다며 열을 올리는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년 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과 동고동락하며 노력한 이들이 우대 받아야 다음 선거부터는 철새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선거풍토가 조성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주민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 연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치단체장 선거 출마를 위해 낙향하는 인사들이 있다이는 자신의 경력만 믿고 선거에 출마하려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지영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