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희망으로 내디딘 한 해가 그 빛을 다해 갑니다.
가슴에 보듬었던 소망이 때론 절망으로, 용기는 두려움으로, 기대는 실망으로 우리를 슬프고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백성을 두려워해야 하는 정치는 국민을 불신과 분노에 빠뜨려 놓은 채 아직도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도사린 혼란과 혼돈은 많은 국민이 가야 할 길을 막아서고, 희망과 용기를 박탈하기도 했습니다.
생각이 틀리고, 가는 길이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같지 않기에, 부딪히고 갈라서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새 날을 기원하며 기다림의 인내를 거두지 못합니다.
우리에겐 이루고자 하는, 이뤄야 하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성직자 해리 에머슨 포스딕(Harry Emerson Fosdick)은 삶의 길을 두려움과 신념 두 갈래로 나눕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가두고, 신념은 우리를 석방한다. 두려움은 마비시키고, 신념은 힘을 준다. 두려움은 용기를 빼앗고, 신념은 용기를 준다. 두려움은 병을 주고, 신념은 약을 준다. 두려움은 무용지물로 만들고, 신념은 쓸모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합니다. 우리는 비록 한 해를 두려움으로 보내지만, 밝아오는 내일을 신념으로 맞이합니다.
한 해 동안 품었던 희망과 용기를 보내는 이 시간, 모든 다툼과 갈등과 반목과 절망과 좌절과 불신과 분노를 한 데 사위어 새롭게 다가오는 희망과 소망과 용기와 화합과 평안을 마중해야 합니다.
한 해를 보내는 이 시간만큼은 나보다는 상대를, 나보다는 우리를, 나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봅시다. 그리고 함께 갑시다.
동행,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또 다시 다른 길을 가야할지언정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오늘 하루만큼은 함께 같은 길을 갑시다.
모든 아픔과 다툼과 절망과 분노를 뜨거운 용기와 신념의 불꽃으로 태워, 갈라서지 않는 원으로 만나 함께 새 날을 기원합시다.
지치고 고단한 오늘이 잠들면, 새로운 축복과 환희의 내일이 우리를 깨우리니.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며 신념입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에겐 절망할 자격도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살아 숨쉬는 날까지 희망과 용기를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다시 길을 가야 합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내일이 저 건너편에서 우리를 손짓하기에.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용기를 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갑시다.   
         ▶글·김동진 부국장     
사진·임동빈 차장   (NIKON D700 24sec F/16 24mm 철솜을 이용한 불꽃 궤적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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