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학교 교수)

  2014년 새해가 밝은지 일주일이 되었다. 2013년 다사다난(多事多難))하고 다사다망(多事多忙)한 해 였는데,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작년 이맘때 새로운 다짐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1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참으로 빠르다. 작년을 생각하면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올 해라고 쉬울 리는 없다. 인생이란 힘들다는 것을 살아볼수록 더욱 느낀다. 그래도 세월의 아픔은 세월이 잊게 해주며, 이 세상에 못 덮을 허물없고 못 잊을 슬픔 없다 하니, 세월이 만병통치약인 듯하다. 인간은 세상을 잘 살고 행복하고 원하는 복 다 받고 싶어 한다. 신년초면 토정비결, 사주팔자, 신년운수 등을 보며 다복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고 싶어 한다. 올 한해도 신년 초 해맞이 행사를 통하여 운수대통한 행복한 한 해를 맞이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신년 꼭두새벽부터 움직이며 행복한 한해를 꿈꾸는 것이다. 청마년 꼭두새벽에 소망한 모든 것들이 2014년에는 받듯이 이루어지기를 확신하고 소망해 보자.

  작년 말 동해안으로 형제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작년 말 이래봤자 일주일 전이다. 동해안의 양양 낙산해수욕장 주변의 리조트를 예약하여 조촐하게 가족여행을 떠난 것이다. 항상 느끼지만, 여행이란 예약 한 달 전의 성취감과 떠나기 전의 설렘이 커다란 기쁨인 듯하다. 여행은 다녀오면서 힘들고 지치고, 과다한 운전과 도로 정체로 인하여 육체적 피로와 경비지출이 타격을 받는다. 국가경제와 더불어 집안경제도 어려운데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해돋이를 보려면 당연히 일찍 뜨는 해를 보기 위하여 동해안을 찾는다. 동쪽에서 해가 뜨니 새해 신년에 제일먼저 기운차고 좋은 해를 맞기 위해 동해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신년 꼭두새벽 동해안 지역은 많은 인파로 인해 고속도로와 해맞이 공원 주변의 길목은 차량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동해로 해맞이를 떠나 10 번가면 7 - 8번은 바다 안개나 구름 등으로 인하여 볼 수가 없다. 하지만, 2 ? 3번 중 한 번의 행운이 이번에 찾아 왔다. 연말에 떠난 여행이라 기대하지 않았고, 날씨가 워낙 춥고 해풍이 심하다 보니 포기하고 밤늦도록 음주가무를 즐겼다. 그리고 기상대 예측도 구름이 많다하여 포기하였는데.... 그런데, 세상일은 절대로 예측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새벽 6시 음주의 갈증과 피로로 실눈을 떠보니 밖은 어둡고 파도가 심했다. 구름과 파도가 심하니 해맞이는 힘들거야! 그냥 피곤한데 잠이나 더 자야지하고 잠을 청하였다. 순간! 퍼뜩 선잠을 깨어보니 7시 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아뿔사! 밖의 상황은 휘황찬란하게 태양이 바다를 물들이며 붉게 떠오르고 있었다. 잠깐 동안이나마 후회와 더불어 바다를 삼킬 듯한 태양의 붉은 떠오름과 주변 장관이 이세상의 아름다움을 다 표현해 주었다. 거실 커튼과 잠자는 형제들을 깨웠고 일출의 장관을 사진에 담는 것은 순간이었고, 주변과 어우러져 떠오르는 일출의 모습은 가슴과 뇌속에 깊이 새겨야만 했다. 매우 경이로운 아름다움이었다. 대단히 영광스러운 연말의 해맞이가 신년 꼭두새벽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부풀게 하였다.

 


  청마년 꼭두새벽에도 우리 가족은 달포 전에 예약한 충주인근의 콘도로 신년여행을 떠났다. 당연히 청마해 신년에 해맞이를 보고 싶어 5명이 떠난 여행이다. 과거 아이들이 초교 저학년 시절 세모(歲暮)의 늦은 밤에 기분에 들떠 자 떠나자! 동해안으로 해를 보러 가자며 오밤중에 부산을 떨며 비상생필품과 옷가지를 챙겨 떠났다. 그 때만 해도 10 여년 전! 젊음으로 밀어붙였다. 여러 번 떠났지만, 동해안 지역의 인산인해와 교통체증으로 도로변에서 잠을 청하고 해는 구름 속에 가려진 일출을 보았던 기억이 많다. 간혹 정동진,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맞기도 했지만 설렘과 기대감이 수확이었다. 정작 해를 본 적은 손꼽을 정도이다. 세상일이 그렇듯 기다림이 행복한 것이고 더 큰 행복을 만들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좋은 소식과 행복도 고진감래(苦盡甘來)이고 신년의 일출도 마찬가지이다. 2014년 청마년도 당연히 힘들고 어렵지만, 세월이 익고 여물어 더 큰 행복을 나중에 만들어 줄 것이니, 희망과 믿음으로 기대하며 열심히 푸른 말처럼 달리자! 청마해! 우리가족 우리도민 우리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다복하고 건강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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