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2014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신년(新年)벽두(劈頭)에는 항상 새로운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희망찬 목표를 설계한다. 그러나 한해를 보내고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결산해보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자주 보게 된다. 왜? 그럴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아주 이기적이고 냉정하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계획을 실천해감에 있어 숫자적 목표치를 우선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적응(適應)해 가기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주요변화는 늘 외부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외부에서 파생(派生)되는 새로운 상황변화(狀況變化)를 잘 인식하여 적절하게 대처하려 하기보다 현 상황에 따라 쉽게 타협(妥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보니 당초 계획했던 목표나 계획을 현실에 맞춰 끊임없이 수정하는 우(愚)를 반복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작심삼일’(作心三日) 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이 굳지 못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글로벌한 현대사회는 과거와 여러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대표적인 것이 변화의 속도(速度)와 량(量)이다. 과거에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현대는 짧은 기간에도 전혀 예측조차 어려울 만큼 변화가 무궁하다. 기업의 경우 역시 변화의 부침(浮沈)이 극심한 탓에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준비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우량기업이라 할지라도 장기적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현대 기업의 주요한 덕목중 하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이다. 또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기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위기상황에 적절히 부합하는 정보나 지식을 적기에 제공해줄 수 있는, 극도로 이타적인 기업마인드가 중요하다.

 개방화된 창조적(創造的) 사고(思考)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생존율(生存率)과 이익을 높일 수 있으며 업무의 효율성(效率性)을 개선(改善)하는 효과가 있다.

 거시적(巨視的)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기업 경영자(CEO)들은 급격한 변화와 혁신(革新)을 싫어한다. 그 내면을 살펴보면,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 관리(管理) 관계(關係) 지향적(志向的) 사고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승진이나 조직인사에 있어서 개방형 발탁(拔擢)인사보다 기존의 틀을 흔들지 않는, 연공서열(年功序列)에 따른 무난한 관리 인사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적(慣行的) 사고가 업무의 퇴행적(退行的) 반복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행.재정적 낭비(浪費)를 가중(加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관계 관리 지향적 사고는 기업의 사업 계획에도 예외가 아니다. 계획서에 특정기간을 명시하고 그 기간 내에 달성해야할 매출액 등과 같은 재무적 목표를 설정해 곧바로 밀어붙인다. 또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기적 관계회의를 통하여 비상 관리 체제로 전환, 지속적으로 성과를 관리한다. 따라서 목표수치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업의 성장(成長) 동력(動力)을 약화시킨다.

 


 21C에 기업경영이 수행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기여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체계의 정립과 지식사고(知識思考)이며,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의 생산성(生産性)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일이다.    

 현대는 지식사회다. 그러므로 새로운 사고로 무장한 창조 지향적 인재(人材)가 필요하다. 후진적 ‘관행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거침없이 도전하는 긍정적 자세야 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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