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중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새해 갑오년(甲午年) 말 띠 해가 왔다. 역법으로는 음력 2월 4일 입춘이 갑오년 시작이지만 새해는 새해다. 세상을 질주하는 기세, 역동적이고 정력적인 말의 기상은 넘쳐흐른다. 갑오년은 푸른 말띠 해다. 십간 십이지의 방위에 의하면 갑과 을은 푸른색이다. 올 해 갑오년은 푸른 말이다. 내년 을미년은 푸른 양이다.

푸르고 짙은 연녹색은 젊음을 상징한다. 또한 말띠를 상징하는 한자는 ‘낮 오(午)’로서 시간으로는 오시(午時)라고 하여 하루 중 태양이 중천에 솟아 대지를 밝히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를 가리킨다. 달로는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아지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음력 5월을 의미하는데, 우리 조상들이 말을 십이지 동물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동물로 인식하였다.

 옛 중국의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명재상이었던 관중(管仲)이 제환공(齊桓公)과 더불어 고죽국(孤竹國) 정벌에 나섰다. 출정 당시는 낙엽이 지는 늦가을 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것은 다음해 여름철이었다. 승전고를 울리면서 회군 중이었으나 온 산하에 초목이 우거져서 돌아갈 길을 찾기가 몹시 어려웠다. 길을 잘 못 들어 가다가 되돌아오곤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 관중이 명하여 군마(軍馬) 중에서 늙은 말들을 골라서 앞세우게 했다. 늙은 말들은 지난 해 왔었던 길을 찾아 감으로서 부대의 회군(回軍)을 순조롭게 도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늙은 말은 왔던 길을 잘 찾아간다하여 노마식도(老馬識道)라는 단어가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한자 4자성어중 마이동풍(馬耳東風)은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마간산(走馬看山)은 사물을 예의주시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정보화 사회이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신언서판(身言書判) 중 판단력이 중시되고 필요하다. 일을 시작하거나 진행하는 것도 가치판단력이 좌우한다. 가치판단은 객관적인 관찰과 이해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마이동풍이나 주마간산격으로 매사에 건성건성 임하거나 목표를 쉽게 포기하거나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지적한 듯 하다. 우리나라에는 풍수지리를 거론 하지 않더라도 말과 관련된 지명은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마산, 마이산, 용마산, 천마산, 마령재, 마치, 마전, 마장 등이 있다. 충청도에도 말 지명이 164개 가량 된다고 한다. 말은 화의 기운이 강하고 생동감 넘치는 동물이다. 순발력과 에너지 가 넘치고 탄력적 근육하며 주인을 섬기는 신의는 알아준다.  또한 말을 신성시한 경우도 있다. 조선 초기 유학자 신숙주는 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갈파했다. “여러 용인듯 준마의 새끼, 하늘이 주셔서 내려왔도다. 풍운을 일으키고 뇌우 달릴제,어허 준마여! 용의 벗일제, 살아서 신의 있고 죽어서 이름이 있다. 어허! 준마로고 용의 정일세”라고 말을 영물로 취급하고 신성시했다. 말의 지능은 5-6세 아이 정도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높다고 한다. 주역의 팔괘중에서 건괘(乾卦)가 있는데 상징동물로서 말이 하늘에 해당하고 날개달린 흰말은 하느님이 탄다고 여겼다. 또한 말을 제왕출현이나 신성한 영물의 징표나 하늘과 교통하는 동물로 여겼다. 삼국유사에  신라 박혁거세 탄생 설화가 있다. 부족국가인 경상도 중심의 변한은 경주지방을 중심으로 사로국을 만들어 촌장들이 다스렸는데, 어느날 우물가에 흰말 한 마리가 무릎 꿇고 있어 가보니, 자주빛 커다란 알이 있었고 사람들이 다가오자 흰말은 울음소리를 내고 하늘로 날아갔다. 그 후 촌장들이 알을 깨보니 옥동자가 태어났는데, 그가 세상을 밝게 한다는 박혁거세(朴赫居世)이다. 말띠해에 태어난 사람은 활달하고 한 번 일을 추진하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질풍노도와 같이 맹위를 떨친다고 한다. 목표를 향해 한 눈 팔지 않는다. 사교성이 있고 투지가 강하다. 인정도 많고 고집도 세다.다혈질이고 신중한 측면도 있다.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말띠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런 성격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갑오년 새해 우리 충북도민 모두가 대평원을  달리는 말의 웅대한 기상과 기운의 힘을 받아 복된 세상으로 전진하자. 그리고 충청의 양심 동양일보도  충청도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실사구시의 정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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