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 출마 시사…새누리 의원 잇단 지지
출판기념회장 정치인 대거 참석, 정치행사장 방불
여·야 국회의원, 축사에서 날선 대립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충북도지사 출마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장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정치 행사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 교육감은 정치 행보에 대한 질문에 “충북교육 외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던 기존의 입장과 달리 이 자리에서는 ‘충북교육’보다 ‘충북’을 강조하며 “멀지 않은 시일 내에 결심을 말씀 드리겠다”고 밝혀 지사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이 교육감은 18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자서전 ‘이기용의 길’ 출판기념회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지사 출마의 뜻을 보였다.

이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충북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을 견인하듯, 충북이 모든 분야에서 전국을 선도하고 도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고뇌한다”며 “충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고 머지않은 시일 내에 저의 결심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지사 출마선언은 아니더라도 출마설이 돌고 있는 시점에 기존의 입장과 달리 출마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는 발언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정치적 성향의 발언과 함께 그는 “그동안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기뻤고 즐겁고 행복했다”며 “충북교육은 명실공히 최고가 됐다.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교육가족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충북 교육가족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출판기념회장에는 충북지역 국회의원 8명 가운데 새누리당 4명(박덕흠·송광호·윤진식·경대수), 민주당 2명(변재일·오제세) 등 6명이 참석했다.

특히 새누리당 친박계의 맏형으로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7선의 서청원 의원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서 의원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이교육감과는 중앙대 동문이다.

축사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날 선 정치발언으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축사에 나선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를 맞는 가운데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전국 곳곳에서 지게 된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길만이 국가를 위한, 또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박근계 정부가 안전하게 항해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인 박덕흠 의원도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줘야만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이 큰 힘을 받을 수 있게 모두 큰 박수를 쳐 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소통 부재’ 등을 꼬집으며 새누리당을 견제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오늘 유난히 정치적 발언이 많이 나온다”며 교육감 출판기념회장 분위기를 비꼬면서 “박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중앙권력, 국회권력, 지방권력이 특정 세력에 독점되지 않도록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제세 의원은 “야당 의원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내 각 대학총장, 도의원, 자치단체장 등 많은 인사가 참석했지만 이 교육감과 경쟁구도에 있는 이시종 충북지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도내 민주당 측 한 관계자는 “도내 단체장들의 참석 자제를 부탁했다지만 이 지사에게는 특히 세 번이나 참석을 만류하면서 오지 못하게 해서 올 수가 없었다”며 “지나친 견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교육감이 교사로 근무했던 한국교원대부설고, 중앙여고, 연풍중 등의 제자들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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