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담당 차장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출판기념회가 줄을 잇고 있다. 결혼식 청첩장처럼 뿌려대는 출판기념회 초대장은 요즘도 많게는 하루 너댓 건씩 동시다발로 나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후원금 모금을 위한 합법적 창구 구실을 하면서 관례로 굳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대전지역에서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 등 출마 예상자 50여명 가운데 지역 출판사에에서 책을 낸 후보는 1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역에서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에 출마한다면서 책은 서울에서 출판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역 출판·인쇄업계를 생각하는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당선이 최우선인 후보자들에게 출판·홍보물까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낯 간지러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4년마다 한 번 돌아오는 특수를 기다리는 지역 출판·인쇄업계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지역을 누구보다 생각한다는 후보들이고 보면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여의도에 입성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홀대당한 경험이 적지 않고 보면 더욱 그렇다. 작은 것부터 챙기지 않고 큰 것을 챙기기 어렵다.
지역 경제를 살린다고 국비를 끌어오고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역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수도권 업체보다 기술이 뒤떨어진다고 외면한다면 지역업체가 활성화될 수 없는 것은 뻔한 이치다. 지역의 제조업이 결국 이런 작은 무관심들이 모여서 쓰러지고 수도권 일극체제로 가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업체를 가볍게 생각하는 후보들이 당리당략에 따라 지역 민심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사람이 지역을 위해 분골쇄신할 수 있는지 눈을 부릅뜨고 가려내야 한다. 누가 정치적 입지에 매몰돼 지역을 외면했었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작은 일도 지역을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고 뛸 수 있는 사람, 지역 주민과 업체를 하늘처럼 받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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