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옥 충북도 보건복지국장

 최근 한 언론에서 현재 노인의 실태를 ‘노후난민’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급격한 고령화, 핵가족화와 함께 경제적 빈곤과 어려움으로 노후를 난민처럼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들의 상황을 반영한 신조어다.
 UN에서는 고령화를 세단계로 나누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대비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했다. 충북도 지난해 8월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고령화율이 14.1%에 이르는 등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빈곤, 학대, 고독사, 치매와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 증가 등 노인문제가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고, 노인부양에 따른 세대 간의 갈등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고 국민생활과 소비수준도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일등 공신이었던 지금의 노인세대 현실은 어떠한가? 많은 노인들이 자녀들을 외지로 떠나보내고, 노인들만 홀로 남은 채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세계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이에 국가에서는 노인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사회에서도 어르신으로서 대접을 해야만 한다.
 충북도는 ‘실버토피아 충북’을 슬로건으로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채매·중풍 걱정 없는 충북’과 ‘9988 행복나누미’ 사업이다.
 최근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위가 치매(35.4%), 2위가 중풍(26.5%), 3위가 암(24.9%)으로 나타났다. 치매와 중풍이 6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어르신들의 걱정으로 생각된다.
 충북도는 2012년 7월, ‘치매․중풍 걱정 없는 충북’을 선포하고, 치매‧중풍 예방에서 조기발견~치료~돌봄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64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해도 21개 사업에 20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어르신들이 ‘99세 이상 88하게’ 사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9988 행복나누미’ 사업을 지난해 2000개소에서 올해는 2400개 경로당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충북도가 한 가지 더 준비한 것이 바로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이다. ‘9988 행복지키미’는 지역의 어르신을 행복지키미로 위촉해 마을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을 돌보게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노인일자리와 연계해 올해 국비 25억원을 확보, 충북도가 전국 처음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9988행복지키미’는 마을에 사시는 어르신들을 아침‧저녁으로 방문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에 이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보건소, 읍면동, 119 등에 연계해 주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특히, 독거‧치매‧중풍어르신 등은 특별 관리를 하게 된다.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은 건강한 어르신에게는 일자리를, 어려운 환경의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보살핌을 제공하는 충북도만의 윈-윈시책이다.
 앞으로 ‘9988 행복나누미’와 ‘9988 행복지키미’들이 충북의 어르신들에게 아들, 딸, 며느리이자 든든한 친구가 되어,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나르는 메신저이자 노후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멋진 활약을 펼쳐 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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