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위안부 황금자 할머니 조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7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위안부 황금자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4.1.27 <<강서구청 제공>>
zjin@yna.co.kr
정홍원 총리·김황식 전 총리·황우여 대표 등 정계 조문행렬

지난 26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 할머니의 빈소에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정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 의원은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안 의원은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평생 품으셨던 고통은 저희의 몫입니다. 편히 잠드소서"라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엄숙한 표정으로 상주 등 한명 한명과 악수를 한 뒤 재배를 올렸다.

    안 의원은 고인의 양아들이었던 상주에게 "연고가 없는 할머니가 살아계실 적 양자분이 큰 위안이 됐을 것"이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안 의원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세미나를 열고 일본 정부 규탄 성명을 내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급하다. (위안부 할머님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빈소를 찾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병문안으로 할머니를 뵙던 날 많이 힘들어 보이셨는데도 제게 '나라가 먼저다'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참 한 많은 삶을 살아오셨는데 결국 위안부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며 "그래도 할머니께서 생전에 남을 도와주는 삶을 사신 건 우리 사회의 꽃과 같은 귀한 역할을 하신 것"이라고 추모했다.

    오후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정 총리는 방명록에 '이 생의 한은 우리에게 맡기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라고 적은 뒤 상주에게 "고생이 많으셨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할머님 마지막을 편안하게 모셔달라"고 당부하며 장례식장을 나섰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훌륭한 분이자 국민에게 아름다운 꽃으로 영원히 기억될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황 대표는 "일본이 할머니께 살아생전 사죄 드려야 마땅했다"며 "동북아에서 더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고 국내에서 친일 교과서가 나오는 이런 현실에 할머니가 얼마나 답답하고 마음아프셨겠나"라며 "이제 모든 것을 후손들에게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추모했다.

    전날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남윤인순 의원, 한정애 대변인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날 빈소에는 할머니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학생들이 조문을 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 오산에서 올라왔다는 윤문규(18)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할머니 별세 이야기를 보고 찾아왔다"며 "빈소가 멀어도 더 많이 알려져서 주변 친구들도 더 많이 할머니를 뵈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친구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최모(21·여)씨는 "아직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SNS를 통해 더욱 대중화되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오는 28일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된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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