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를 찍어낸 곳이다. ‘책 읽는 청주라는 한 책 한 도시 독서 운동을 펼치고 있는 많지 않은 도시 중 한 곳이며 9개의 공공도서관과 90여 곳의 작은도서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책 읽는 청주의 그럴듯한 외향 뒤에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많은 불편함들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상호대차서비스다. 먼 거리에 있는 도서관의 책을 가까운 도서관에서 받아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저소득층이나 이동이 어려운 노인,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다. 근무 시간 내에 도서관에 가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도 유용해 시민들의 독서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전국의 많은 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로 가까운 충주에서도 이달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에서는 딴 나라 얘기처럼 그저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다.
청주시의 공공도서관 9개 중 충북중앙도서관이 국가상호대차서비스인 책바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책바다란 전국 도서관 자료 공동 활용 서비스로 참여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전국 각지에서 대출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싼 택배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큰 단점이 있다. 공공도서관일 경우 4500, 대학도서관일 경우 4900원을 내야 하며 여러 곳의 도서관에서 빌릴 경우 택배비는 14700원에 달하기도 한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서울·목포·여수·광주시의 경우 택배비가 지원돼 부담액이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 2012년 충북중앙도서관의 책바다이용자는 33(58)이었으며 지난해는 27(34)에 불과해 이용자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상호대차서비스를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도서관에서는 예산과 인력의 부족을 들고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해 겹치는 책을 줄인다면 오히려 도서 구입 예산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민의 이용 편의 제고 뿐 아니라 각 도서관별로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도서관의 이용자인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아주 작은 관심과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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