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빌미 금품,이권 요구…후보들 대처 전전긍긍

지방선거 후보 난립에 ‘선거꾼’도 슬금슬금
표 빌미 금품?이권 요구…후보들 대처 전전긍긍

6.4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중인 후보들이 난립 양상을 띠면서 ‘선거 브로커’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인지도나 지지도가 열세인 후보들에게 접근해 표와 조직을 빌미로 금품 또는 이권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거절할 경우 자칫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출마예상자들의 고심이 적지 않다.
지역정가와 주민들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선 단체장을 비롯해 광역·기초의원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보군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충북지역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사람은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포함해 수백명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지역에선 뚜렷하게 앞서는 후보가 없어 한 선거구에 출마예상자만 10여명이 넘는 등 난립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출마예상자들은 물밑 조직을 가동, 인지도를 넓히고 지지세를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각종 모임과 행사에 일일이 참석, 얼굴 알리기에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선거 분위기에 편승, ‘표’를 빌미로 출마예상자들에게 접근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음식물 제공·향응을 은근히 강요하는 ‘선거꾼’들이 제철을 만난 듯 활개치고 있다,
‘선거꾼’들은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단체나 모임, 또는 산악회나 동호회 등 사조직의 규모를 앞세워 이번 선거에서 ‘표’를 몰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 출마예상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특히 출마예상자들이 많아 경쟁률이 치열하거나 지지도에서 특출나게 우세를 보이고 있는 후보가 없는 지역의 경우 이같은 ‘선거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행사나 모임이 열릴 경우 출마예상자들에게 연락, 금품 협찬을 요구하거나 음식물 제공 등을 요청해 출마예상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출마예상자들은 이같은 ‘선거꾼’들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자칫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거절하기도 어려운데다 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 줄 경우 경제적 부담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곤혹스런 입장이다.
현직 시장·군수나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접근하는 경우는 더욱 치밀, ‘표’를 담보로 이권 청탁을 하거나 민원해결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이번 선거에서 불리할 것”이라며 ‘협박성’행태를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출마예상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선거 브로커의 형태도 선거기획 업무나 조직관리에 많은 경험과 능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선거캠프에 합류시켜달라는 ‘취업형 선거꾼’에서부터, 인터넷의 대중화에 따른 홈페이지 제작 등 ‘사이버 선거전’ 전문가, 토론이나 대담·유세때 효과적인 화술 교육 등 정치환경 변화와 시대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후보자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브로커들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통해 도움을 주겠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러나 이들 대부분 금품을 요구하거나 이권 청탁을 빌미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지만 거절하기가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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