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책은 무엇이었을까? 최근 청주시립도서관과 청주 기적의도서관이 집계한 ‘2013년 최다 대출 어린이 도서를 보면 신간 보다는 구간이 주로 눈에 띈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지원이와 병관이시리즈가 기적의도서관 TOP10 중 세 권이나 올랐으며 SBS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소지섭이 읽었던 폭풍우 치는 밤에가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지면을 통해 두 도서관의 최다 대출 어린이 도서 중 5권을 소개한다.

칭찬 먹으러 가요(/고대영·그림/김영진)

출간 때마다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지원이와 병관이시리즈의 여덟 번째 그림책이다. 어느 가을, 아빠의 생일 선물로 지원이네 가족이 함께 북한산에 오르며 겪는 이야기를 담아 냈다. 지원이와 병관이는 힘들지만 주위 사람들이 던지는 칭찬을 받으며 기운을 내 결국 백운대에 도착한다. 산에 오르는 과정은 마치 아이들의 마음이 자라나는 과정을 닮았다. 힘든 것을 알아주고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힘든 고비를 넘겨내고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해낸다. 맛깔스러운 글에 꼭 맞는 옷처럼 입혀진 그림이 돋보인다. 각 장에 숨겨진 펭귄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치특공대(/최재숙·그림/김이조)

김치는 우리 민족과 역사를 함께 한 전통 발효 식품이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건강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치를 좋아하는 아이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 책은 김치 특공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김치의 매력을 전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김치 특공대의 모습이 신선하다. “나 아니면 김치가 생겨나지도 못했다고!”하며 거들먹대는 왕소금, 제 자랑을 늘어놓는 고추와 젓갈의 모습도 귀엽다. 이들이 잘난 척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야기들은 모두 김치의 역사. 작가는 딱딱한 정보를 이야기 속에 재치 있게 버무려 놓았다. 김치라면 얼굴부터 찡그리는 아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엄마 손은 약손(/이춘희·그림/윤정주)

어린 시절 엄마가 아픈 배를 어루만져 주던 따스한 기억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국시꼬랭이 시리즈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영에 오른 이춘희 작가의 작품이다. 약이 귀했던 시절, “아기 배는 가시 배, 엄마 손은 약손…….”이 되풀이 되던 노래와 엄마의 손만 있으면 아픈 배는 어느새 씻은 듯이 낫곤 했다. 책 마지막 부분 작가가 들려주는 우리 문화 더 잘 알기에는 약손아이스케키등 점점 잊혀져가는 소박한 우리 문화가 소개돼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옛 시절을 상상하며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책.

안녕 친구야(·그림/강풀)

하얀 눈이 세상을 소복이 덮는 요즘 같은 계절에 읽으면 딱 좋은 책. 아빠가 된 만화가 강풀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 직접 지은 그림책이다.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등 따뜻한 감성 만화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던 강풀의 내공은 그림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함박눈이 내리는 밤, 아이와 아기고양이의 비밀스러운 여정이 시작된다. 고양이의 엄마아빠를 찾아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림책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등 엄마를 찾아가는 아기의 여정은 결코 신선하지 않은 스토리. 그러나 이 책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기존의 책들과 경계를 분명히 한다.

폭풍우 치는 밤에(/키무라 유이치·그림/아베 히로시)

1994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래 총 1754000부라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한 명작동화. NHK 방송에 텔레비전 판권이 팔려 방영됐으며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기도 했다. 먹이사슬 관계인 늑대와 염소가 하룻밤 사이 친구가 돼 둘만의 비밀 우정을 지켜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화려한 그림이 읽는 맛을 더해준다. 검은 배경 위에 색색깔의 펜으로 묘사된 섬세하고 독특한 그림은 주인공들의 개성을 잘 드러내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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