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을 입 안에 머금었다 뱉으며 독소를 없앤다는 '오일 풀링' 요법이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중앙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가 국제 결핵 및 폐질환 저널 2월호에 오일 풀링 요법과 흡인성 폐렴과의 연관성을 소개하는 논문을 게재했다.

틱낫한 스님의 건강법으로도 알려진 '오일 풀링(oil pulling)'은 공복 상태에 한 숟가락 정도의 기름을 입에 머금고 10∼15분 정도 굴리다 뱉어내는 것으로, 입안의 노폐물과 세균을 씻어내면서 침샘과 점막을 통해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등에는 구내염·관절염·모공각화증·불면증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으며 국내에서 오일 풀링의 효과를 담은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효과가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무분별하게 따라하다가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김 교수는 2년 전 6개월 사이에 4번이나 폐렴에 걸린 50대 여성 환자를 진료하면서 발병 원인을 찾다가 그녀가 첫 입원 2주 전부터 오일 풀링을 해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입 안에서 여러 균들을 머금고 있던 기름의 일부가 목 뒤로 넘어가 후두와 기관지를 거친 다음 폐로 스며들어가면서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켜 폐렴을 유발하게 된 것이었다.

실제로 이 환자는 오일 풀링을 중단한 이후 더이상 폐렴이 재발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오일 풀링은 아직 과학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이번 사례와 같이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해 노인의 경우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