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영동대학교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문화콘텐츠와 공공디자인이 결합된 문화적 공공디자인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거나 기능이 소멸된 유휴공간을 문화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2011년부터 문화디자인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다. 문화생활로부터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위치한 유휴공간을 문화와 공공디자인 개선을 통하여 지역주민의 참여를 촉진하는 문화적 커뮤니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접근성, 유동인구, 지역 주민의 수혜 정도 등을 고려하여 간이역 및 버스터미널, 소규모 유휴공간을 선정하고 디자인 개선을 통해 문화적 공간으로 재조성하며, 지역 주민의 문화 활동과 소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자는 것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본 사업은 4개 간이역을 대상으로 사업이 시작되어, 2012년에는 2개 간이역이, 2013년에는 2개 간이역과 5개 유휴공간이 대상으로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2011년에 시행된 충주 달천역 문화디자인 프로젝트는 주민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성인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가족 문화 프로그램, 그리고 주변 학교와 젊은 예술가들과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달천역의 공간을 활용하여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전시,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명소를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주민과 함께 쉬어가는 해바라기로 증평역 디자인 프로젝트는 2013년 시행되었는데, 여행객의 휴식공간, 지역 주민의 만남의 공간을 조성하였다. 해바라기 사랑방은 역사내 유휴공간인 대합실과 로비를 활용하여, 도서실, 주민사랑방, 주민카페, 작은 음악회 공간을 확보했다. 배워서 남주는 프로그램은 주민대상 취미교실, 교육프로그램, 외국인에게 배우는 다문화교실을 운영하여 지역주민의 다양한 교류를 촉진했다. 역 앞 광장을 활용하여, 주민 휴식이 가능한 쌈지공원으로 조성하여, 재활용의 좋은 본보기를 마련하였다.

금년에는 사업대상을 소규모 기차역, 노후화된 시외버스터미널, 창고, 시설이전에 따른 유휴공간 등으로 확대하였다. 시설개선 중심 사업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을 사업 주관단체로 선정하여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본 사업의 선정 기준은 지역민 접근도, 신청공간의 적절성,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문화 콘텐츠 보유 여부, 지역여건 및 문화자산 활용, 공간 활용계획의 적절성, 지역 문화예술단체 연계 등의 문화콘텐츠 개발·운영 적절성, 공간 및 콘텐츠의 지속적 활용가능성, 지역민 의견 수렴 체계 등의 지역 주민과의 협력 계획 등이 주요 항목이다.

 


본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의견 수렴이 중요한데, 주관단체는 주변 여건조사와 주민의견수렴을 포함한 주민과 지자체의 수요조사 진행, 사업계획에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지자체는 주민협의체 구성 등 주민의견이 원활하게 수렴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 환경과 주민들의 정서, 자생적 문화 콘텐츠 수용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며, 물리적 공간 조성을 포함한 디자인 전반계획과 문화콘텐츠 기획 및 활용 계획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

유휴화된 공간을 역사와 전통을 음미하는 장소로, 시간과 마음이 교류되고 소통되는 공간으로, 예술과 문화를 주민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디자인 프로젝트는 활용될 수 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공 디자인 사업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촉진하고, 문화적 소외 지역에 우선적인 사업 수행을 통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문화적 차원의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할 것이며, 지역 관광자원과의 연계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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