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데루야 간토쿠 사회민주당 중의원, 딸인 나카하라 유리씨 등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 주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작품 전시회'를 찾아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를 만났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할머니들에게 "젊어보이신다. 언제까지나 건강하시라"라고 말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가 11일 정의당의 초청으로 방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

    한 할머니는 "일본은 사죄하고 우리한테 배상해야 한다. 우리를 끌고 남의 나라까지 갔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통역을 통해 할머니의 주장을 들었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할머니들은 면담 후 2004년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핀 꽃'이라는 그림을 무라야마 전 총리에게 선물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꽃에 비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라야마 총리는 전시 작품을 둘러보던 중 "말이 안 나온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전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정의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왜 지금같은 상황이 됐을까 생각해 봤다"며 "양국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진심어린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최근 아베 내각과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부인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 우려가 크다"며 "이번 방문이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인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2일 국회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면담하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인 1995년 8월15일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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