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쇠고기 관세 15년걸쳐 폐지, 포도주·연어는 즉시 철폐…수입 늘듯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이 호주에 수출하는 자동차,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 붙는 관세가 없어져 가격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포도주, 아몬드, 연어 등에 물리는 관세를 철폐하기로 해 호주산 제품의 가격 인하와 시장 공략 확대가 예상된다. 호주산 쇠고기는 40%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외교통상부에서 양측 수석대표인 우태희 통상교섭실장과 잔 애덤스 차관보가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측은 공동 선언문에서 상반기에 정식 서명을 하고 두 나라의 필요한 국내 절차를 밟아 조속히 협정을 발효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국회 비준을 차질없이 받으면 2015년 초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협정 발효 후 5년 안에 거의 모든 교역품목(품목수 기준 99.5%, 수입액 기준 100%)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은 10년 안에 대다수 품목(품목수 94.3%, 수입액 94.6%)의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호주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소·중형 휘발유 승용차, 소형 디젤 승용차, 디젤 화물차를 비롯해 가전제품, 냉연강판, 건설중장비 등에 붙는 5%의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한다. 대형 휘발유 승용차, 중형 디젤 승용차, 자동차부품 관세는 3년 안에 없앤다.

한국은 승용차, 화물차,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곧바로 폐지한다.

호주는 협정 발효와 함께 모든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없애지만 한국은 품목수 기준 61.5%10년 안에 철폐한다.

한국은 쌀, 겉보리, 분유, 냉동 삼겹살, 사과, 수박, 감귤 등 주요 민감 농산물 158개 품목은 양허 대상에 제외해 현행 관세율을 유지한다. 다만 쇠고기는 40%의 관세를 15년에 걸쳐 없앤다.

그러나 포도주, 아몬드, 살아 있는 동물(돼지, , 산양)은 협정이 발효되면 곧바로 관세를 철폐한다. 돼지고기는 냉동 삼겹살을 제외하고 10년 안에, 닭고기는 1018년에 걸쳐 관세를 폐지한다.

수산물의 경우 우리나라는 품목 수 기준으로 90.3%10년 안에 관세를 없앤다. 연어, 남방참다랑어(냉장), 복어(활어) 등에 붙는 관세는 협정 발효와 동시에 철폐한다. 하지만 전복, 명태 등 4개 수출전략품목은 기존 관세율을 유지한다.

호주는 한국이 많이 수출하는 김, 참치를 포함해 모든 수산물의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한다.

양국은 FTA로 인한 심각한 피해 때 자국 산업 보호조치를 할 수 있는 양자세이프가드,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위한 역외 가공지역 조항, 서비스 공급·투자에 대한 내국민 또는 최혜국 대우, 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해결(ISD) 제도 등의 도입에 합의했다

정부가 한·호주 FTA는 한·FTA보다 우리에게 좋은 조건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농축산 농가의 피해를 우려하는 농민 단체와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국회 비준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