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담당 부장

천안시청 한 고위직 공무원의 명예퇴직이 공직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천안시 건설도시국의 최고 수장인 한상국 국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 정년 2년여를 앞두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후배들에게 인사숨통을 터주기 위한 용퇴이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도지사 출마를 위해서 3월6일까지 현직을 사퇴해야 하는 시장에게 인사 부담을 줄여주는 보은성격의 결정이었다는 후문도 나돌고 있다. 그동안 사무관급 이상의 공무원들의 퇴직 시기는 정년 6개월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정년을 꼬박 채우기도 했다. 하지만 한 국장은 1년 10개월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한 국장은 역대 국장 가운데에서는 가장 일찍 자리를 비워준 ‘아름다운 공직자’가 됐다. 고졸로 기술직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지난해부터 사직시점을 놓고 고심했다고 한다. 기술직 후배들에 대한 사랑 방식이 자칫 동년배의 다른 국장들에게는 조기사직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직 전 이들과도 사전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에게는 정년 1년을 전후로 사회적응 준비기간을 주는 공로연수제도가 있다. 공로연수를 신청하면 출근하지 않고 매달 꼬박꼬박 급여를 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개는 이런 장점 때문에 공로연수를 선택한다. 그러나 그는 이런 혜택을 마다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다소 거칠지만 후배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결제문서를 들여다보지 않고 사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곤혹도 치렀지만 상사로서 부하직원들을 믿고 사랑하는 그의 독특한 사랑방정식이다. 그의 명퇴가 공직사회에서 회자되고 이유이기도 하다. 이달 말 그는 40여간 몸담았던 공직에서 물러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그의 가는 길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꽃을 뿌려주고, 새로운 출발이 새 희망으로 싹 틀수 있도록 응원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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