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통해 당시 ‘얼굴’ 재해석

‘중원인의 얼굴’로 대표되는 문화유산을 조명한 책 ‘천년의 미소에서 꽃이 피다’가 발간됐다.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연지민 충청타임즈 기자가 오랜 시간 주요 문화 유적지를 탐방하고 취재해 쓴 책. 14개의 주제로 나눠 충북과 충남에 있는 50여개의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수백 년 전 이 땅에서 생을 살아간 중원인들의 얼굴에 주목한다. 그저 똑같은 불상, 똑같은 돌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문화재들의 표정은 놀랍게도 매우 다양하다. 저자는 오래 전 삶을 마감한 그들과 세월을 거슬러 교감하며 생생히 살아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충주 미륵리 석불입상과 덕주사 마애불에서는 패망한 신라의 슬픔을, 중원봉황리마애불상군에서는 황후의 냉혹한 카리스마를 엿본다. 얼굴이 잘려 있는 굴산사지 석불좌상에는 세상의 번뇌를 머리에 인 듯 고난한 삶의 역정이 묻어난다. 장난기 가득한 음성마송리석장승,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해학적인 표정의 경남 통영 문화동 벅수도 소개된다.

연씨는 “막막하게 바라보았던 청주 보살사의 쌍둥이 애기부처로 시작해 진천 용화사의 키다리 부처님을 마지막으로 만나온 시간들은 작은 점으로 이뤄진 그림과도 같았다”며 “하나하나 점을 찍듯 길을 나선 시간은 자아를 찾아가는 작업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씨는 충북 청주 출생으로 2000년부터 문단에 발을 들였다. 저서로 ‘충청의 천연기념물 그 천혜의 비상’, ‘콩닥콩닥 휴’, ‘충북의 박물관 미술관’ 등이 있다.

해드림출판사, 168쪽, 1만2000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