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작.

우민아트센터 주제기획전 ‘선을 치다 LINE- drawing’이 오는 4월 19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우민아트센터가 송희정 큐레이터를 초청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드로잉의 주요 표현 방법인 ‘선’이 갖는 조형성과 확장성에 주목한다.

일상의 모습에 화가의 상상력이 더한 김정주ㆍ김철유씨의 드로잉, 화면에 잠복한 이승현의 드로잉 작품, 전시공간 이상의 확장성을 보여준 김보민씨의 벽화, 드로잉과 채집된 사진 이미지들이 영상으로 이어져 하나의 이미지화된 공간을 만드는 양연화ㆍ이정민씨의 애니메이션, 선형의 재료들이 공간에서 만나고 쌓여 구축된 김병주ㆍ송진수씨의 입체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정주씨의 드로잉 ‘Cell’ 연작은 스테이플러 철침을 쌓아 올려 도시를 만들고 이를 사진이라는 결과물로 선보인 작품이다. 사진들이 스테이플러 철침이라는 작은 단위들이 구축한 건축물과 도시라면, 종이 위에 세밀한 펜으로 정교하게 그린 드로잉 작품들은 그 도시안의 구성물을 표현한다.

도시를 시간이 쌓여있는 기억의 아카이브로 바라보는 김보민씨는 작품은 매일 매일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그는 서울의 모습을 매일 사진과 스케치로 기록한 것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벽화를 선보인다.

드로잉 기법을 통해 김철유씨는 익숙한 풍경을 색다른 감성으로 재해석하고, 이승현씨는 미지의 생명체를 정의하기도 한다.

양현화씨는 애니메이션과 드로잉 기법으로 사람들의 눈에 비춰지는 사회 이면의 것들을 건드리고, 이정민씨는 일상적인 공간 안에서 경험한 시간의 흐름과 사물이 특별하게 인식되는 순간을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공간은 시선의 흐름에 따라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그려지고, 그로인해 공간이 만들어지면 사진 이미지의 사물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자리를 잡는다. 제 각각의 속도로 그려지고 자리 잡는 공간과 사물들은 작가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직접 경험한 주관적인 시간이자 속도이며 순간을 재현한다.

김병주씨는 공간과 공간의 경계에 관심을 갖고 닫혀있고 막힌 공간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부를 드러내지 않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공간을 드러내고 경계를 강조하는 그의 작품들은 선과 빛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마치 3D도면처럼 평면 위에 벽을 만들고 문과 창을 만들며 건물을 짓는다. 가로와 세로 수직과 수평으로 만나는 ‘선’들이 건물의 형태와 공간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모호한 경계를 만든다.

송진수씨는 굵은 철사를 이용해 마치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 공간에 ‘선’을 소조했다. 평면적으로 보이나 분명 양감이 있고, 선들이 공간과 함께 만들어낸 입체감이 착시를 일으키며 마치 사진 위에 펜으로 그려 넣은 그림을 보는 듯하다. 평면 위에 놓인 드로잉의 흔적처럼 그의 조각은 공간에 굵은 철사로 ‘선’을 쳐나간 허공에 그려진 선형 드로잉이자 드로잉 조각이 된다.

문의=☏043-222-0357.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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