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후보 이념 논쟁 ‘치열’
보수 진영 파열음…단일화 균열

6.4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북도교육감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충북교육감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교육정책 대결보다는 보수·진보 간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보수 후보군은 단일화에 파열음을 내는 등 난타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현재 강상무(61) 전 청주외고교장을 비롯해 김병우(56) 전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 김석현(65) 전 전남부교육감, 김학봉(61) 전 괴산증평교육장, 장병학(67) 충북도의회 교육의원, 홍득표(63) 인하대 교수, 홍순규(61) 전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 손영철(61) 전 충북교육정보원장 등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한 뒤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또 출마 선언을 한 임만규(61)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장도 24일 퇴임식을 한 뒤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들 9명의 후보군 가운데 진보 성향 후보는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의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가 유일하고 나머지 8명은 보수 성향 후보로 분류된다.

이처럼 후보가 난립하면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강상무·김학봉·장병학·홍순규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손영철 후보와 임만규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장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석현·홍득표 후보도 단일화 논의 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 후보와 보수 성향 후보들은 이념을 문제 삼고 나서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병우 후보는 논평을 통해 진보후보에게 교육감을 내줄 수 없으므로 교육철학과 비전의 공유 없이 단순 정치논리로 보수후보들이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은 정당공천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교육감 선거의 취지를 변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도 논평을 내고 소위 진보후보라는 김 후보가 ·우 대립을 걱정한다는 논평을 낸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낸 김 후보는 선거전략상 진보후보라는 이름을 잠시 숨겨두고 교육통합을 운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이념논쟁에 불을 지폈다.

보수 성향 후보들 간의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손영철 후보는 21교육을 보수나 진보, 좌우 이념으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좌우 이념 대립의 장으로 변질하는 교육감 선거 국면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보수·진보 성향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손 후보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정책을 공감하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손 후보의 불참선언으로 보수 후보들이 추진하는 단일화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함께 일부 후보가 이기용 교육감의 복심임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홍득표 후보는 이들 후보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등 후보들간 물고 물리는 여론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교육계는 보수 후보들은 여론에 떠밀려 단일화 논의에는 나서겠지만 외부적으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계전투식선거운동을 한동안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대결을 통한 선의의 경쟁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기승을 부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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