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자와 후원자 양쪽의 삶을 보다 풍성하고 윤기 흐르게 만드는
기적의 또 다른 이름. 바로 기부.

그러나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기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36%에 불과하다. 10명 중 적어도 6명은 평생 한 번도 기부를 해보지 않았다는 것. 기부의 훈훈한 바람이 해마다 조금씩 더 많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셈이다.

기부와 봉사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어렵고 힘든 일만도 아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재능기부다. 오지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소득가정 아이들의 학습 지도를 하고, 독거노인을 찾아가 안마를 해주는 것 모두 다양한 재능기부의 형태들이다.

()대한미용사회 청주시흥덕구지부(지부장 이옥규) 소모임인 아미회(아름다운 미용인들의 모임)’는 최근의 재능기부 문화가 널리 확산되기 이전부터 꾸준히 재능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단체다.

세실리아 헤어월드 원장인 이옥규씨가 흥덕구지부장으로 선출된 해인 지난 2007년 창립한 단체로 미용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미용 입문 30년이 넘는 베테랑 미용사, 국내·외 미용대회 수상자 등 쟁쟁한 이력을 지닌 미용인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창립 이전인 지난 2000년부터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주교구가 운영하는 청주 수동의 무료급식소 빈첸시오집에서 꾸준히 봉사를 해왔다. 매달 한 번 이곳을 찾아 식사를 하고 난 이용자 30~40명을 대상으로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연말에는 회원들이 자비를 모아 봉사 활동 후 이들에게 양말, 장갑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11년 꽃동네대에서 열린 청주교구 빈첸시오회 도입 55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청주 흥덕경찰서와 함께 2년여간 찾아가는 이동경찰서사업에 함께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아미회는 지역 면 단위 복지회관 등을 찾아 서민 보호 치안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이 사업에 참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커트와 머리 손질 등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청주 중앙공원, 청주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청원 남일면 주민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이·미용 봉사활동을 진행해왔다. 또한 3년간 청주 참사랑 요양원에도 매달 셋째주 화요일마다 찾아가 매회 어르신 150여명의 머리를 잘랐다. 지난해 3월에는 선진 미용기술 벤치마킹을 위해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하며 2013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홍보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아미회. 가위와 바리캉은 그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한 달 이상 감지 않은 듯 머리카락이 끈적거리는 노숙인을 만날 때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협소한 장소에서 몇 시간을 서서 머리를 자르다보면 힘이 들기도 하다. 한 달에 손꼽을 정도인 휴일에 시간을 내 봉사를 한다는 것도 결코 쉽지 않고, 혼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경우 봉사 활동이 있는 날이면 문을 닫고 올 수밖에 없어 운영에도 적지 않은 지장이 있다. 그러나 미용 서비스를 받고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소소한 어려움들은 저 멀리 달아난다. 고생한다며 삶은 고구마를 건네주거나 요구르트를 손에 쥐어주는 이들을 볼 때면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진다.

매달 자신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결코 봉사를 멈출 수 없다는 아미회. 누군가를 아름답게 함으로서 인생에 작은 행복을 더해 준다는 사실이 이들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때로 지치고 고단해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꾸준한 봉사 활동은 회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흥덕구지부는 정기적인 세미나 개최와 친절 교육 진행 등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로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우수단체다.

회원들의 나눔은 개인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조연수 아미회 총무(조연수 헤어펌 원장)와 유인화 회원(창조미용실 원장)은 매달 한 번 청원군의 수정노인의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이지은 회원(이지은 미용실 원장)12 간 매달 베데스다의집을 찾아 30여명의 머리를 자르고 오기도 했다. 이옥규 지부장의 지도하에 청원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커트와 파마, 염색 등의 기술을 익힌 농업인문화교실 실용미용교육 수료생들은 현재 목련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첫째 주 금요일마다 미용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랑과 봉사의 강한 전염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조연수 총무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재능으로 몸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형편에 계신 분들을 조금이나마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비록 몸은 고되지만 봉사를 다녀오고 나면 조금씩 더 마음의 부자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아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