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우리 인간사회에서 인맥은 지난 수 세기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경영학자 ‘브라이언 우지(Brain Uzzi)’ 교수에 따르면 인맥은 은밀한 정보, 다양한 기술, 그리고 권력이라는 세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동·서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만의 강력한 인맥을 쌓으면 남이 알지 못하는 고급정보, 전문기술, 영향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귀중한 통로를 얻게 되는데, 이러한 사회적 관계가 넓고 두터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더 높은 실적, 빠른 승진, 그리고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긍정적 연구 결과도 있다. 

 인맥은 상호작용에 의한 교류 관계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행동양식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당신은 대인관계에서 인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당신이 인맥을 쌓는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열성적으로 친분을 맺으려는 사람을 만나면 그 관계가 상호간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 아니면 뭔가 얻어내기 위해 그러는 것인지를 의심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때만 입에 발린 말로 친절하게 굴고 일단 원하는 바를 얻어낸 뒤에는 무시해버리거나 교묘히 뒤통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한 일일 터이지만 이러한 사기꾼 유형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맺는 철저한 마키아벨리주의 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학연, 지연, 혈연, 이란말로 인맥을 대변한다. 인맥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이용하다보니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더욱 위세를 부린다. 또 개인의 영달이나 치부를 위한 연줄로서, 인맥은 부정부패의 온상처럼 검은 커넥션으로 드물지 않게 신문 지상을 장식하곤 한다. 이러한 구태를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스포츠 단체를 지칭하면서 뿌리 깊게 남아있는 지역 연고주의나 학벌체제 등에 대한 불합리를 지적한바 있다. 해마다 선수영입이나 기용 등에 있어서 스포츠 지도자들의 투명하지 못한 일처리가 문제가 되곤 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학연이나 지연과 같은 인맥을 우선한 일이다. 여기서도 인맥은 자연스럽게 사제관계나 선후배의 긴밀한 연결고리로 작용, 가장 투명하고 바르게 처리돼야할 건전한 스포츠 정신마저 병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을 싫든 좋든 만난다. 그러나 매번 그들과의 만남을 철저히 계산하고 의심하며 만날 수는 없다. 비록 첫인상은 마음에 쏙 들지 못했을지라도 더 많은 만남의 시간을 통해 보다 돈독해진 관계를 유지시켜 시켜갈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상호 관계 속에 새로운 인맥이 형성되는 것이다.  

 ‘포천’지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한 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영향력을 갖춘 인물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 대부분이 국가를 초월하여 전 세계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기부를 많이 하는 이타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견 상식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타적으로 행동할수록 사람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방법으로 인맥을 활용할 때 평판이 좋아짐을 물론, 더 나은 가능성의 세계가 열린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인맥은 매우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인맥 쌓기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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