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담당을 하게 된 기자가 먼저 청주시내의 종합병원을 차례로 방문해 병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됐다.

청주 성모병원장을 만나려고 홍보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병원장의 일정을 확인하던 중 우리 병원장은 만나기 어렵다며 만남 자체를 가로 막았다. 이유를 묻자 지금까지 기자가 병원장을 만난 적이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자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기자가 성모병원을 찾아가 다시 한 번 확인했으나 마찬가지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성모병원 홍보팀장은 병원을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운영, 신부님이 원장이기 때문에 외부인과의 접촉을 극히 꺼린다내가 지금까지 12년째 병원홍보 일을 맡아오고 있지만 기자가 병원장을 찾아온다는 말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출입처를 배정받고 기관대표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은 예를 갖춤과 동시에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병원장이 적어도 12년 동안 언론사를 포함한 외부와의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받아들였고 마치 이 같은 일이 당당하다는 태도였다. 기자이기 전에 같은 교인으로서 애써 이해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분명한건 한 종합병원을 대표하는 병원장은 일반 개인이 아니다. 생명을 다루는 숭고한 일을 관리·감독해야 함은 물론 그 병원의 대표성을 갖고 종교와 이념을 떠나 대내·외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요즘 불통논란이 정치권의 문제만이 아닌 듯 싶다.

일부 시·군 자치단체장들도 민원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무실 벽을 허물거나 민원실 옆에 사무실을 만들지 않는가.

앞으로 해당 병원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지역사회와의 거리감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조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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