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추진단장 임명은 새정치 안맞아", 설 "역사가 이야기할 것"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로 악연을 맺은 민주당 설훈 의원과 새정치연합 윤여준 의장이 '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한 양측 통합으로 한지붕 아래서 마주치게 됐다.

특히 설 의원이 민주당 측 신당추진단장을 맡아 창당 실무를 주도하게 된 데 윤 의장이 공개 반발하고 있어 통합 과정에서 잡음이 우려된다.

윤 의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신당을 만드는데 협상 추진 대표로 설 의원을 임명했다는 것은 새정치의 상징성에 맞는 일이냐고 문제를 제기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 의원은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해줬다. 대통령 당선에 설 의원의 거짓말이 기여했을 거라고 보고 사면해준 것 아니냐"라며 "법 제도 이전에 도덕과 윤리가 있는데 그런 걸 무시하기 시작하면 새정치가 안 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설 의원이 16대 대선을 앞둔 20024월 기자회견에서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가 200112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측근 윤여준 의원에게 '이 총재의 방미활동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25000만원을 줬다"고 주장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을 겨냥한 발언이다.

특히 이들은 5일 오전 열리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첫 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껄끄러운 만남이 불가피해 보인다. 윤 의장은 새정치연합의 지도부 일원이고, 설 의원은 신당추진단장 자격으로 회의에 동석할 예정이다.

윤 의장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설 의원의 예전 일을 깜빡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제 도덕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민주당의 신당추진단장 교체를 요구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냥 문제제기한 것이고 민주당이 어떤 조치를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설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엇이 옳은 것이었는지는 나중에 역사가 이야기할 것이다. 더이상 거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다"라며 대응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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