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위원장이 ‘신당 창당’을 전격 발표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공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새정치 구현’을 위해, 김한길 대표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새정치를 위한 실험’을 위해 신당 창당을 결정했다는 명분을 내놓고 있다.
명분이야 어찌됐든 두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볼때 이번 신당의 출현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비교할 때 절반의 절반도 안 되는데다, 새정치연합에도 크게 밀리는 지지율로 줄곧 곤혹스러운 입장이었다. 새정치연합 또한 새누리당에 버금갔던 초창기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민주당과 ‘도토리 키재기’가 되었고, 코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에 내세울 인물을 영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온 터였다. 현실적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할수 있겠다.
내심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번 신당 창당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을 것이다. 야권 후보의 난립에따라 상대적으로 ‘편안한 승부’가 되리라 예상됐던 이번 지방선거는 판부터 새로 짜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양자대결 구도로 전환된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부산 등 주요 격전지는 ‘대혈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의 신당 창당에 대한 ‘융단폭격’은 이런 상황의 변화에 따른 불안감의 반증이기도 하다. ‘정치공학적 야합’, ‘잘못된 만남의 지분 싸움’, ‘포장은 안철수, 내용은 민주당’ 등으로 여당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야당은 이에 대해 “야권 통합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새누리당의 공천폐지 약속 파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따라서 “국민과 약속을 저버리는 새누리당은 국민배신 정당이며 이념 지역 계층으로 끊임없이 분열시키고자 하는 국민분열 정당”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이같은 원색적인 공방은 이번 신당 창당이 6.4지방선거에서 갖는 영향성과 파급력 때문이다. 벌써부터 조짐이 보인다. 중앙일보가 벌인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40.3%, 통합신당 35.9%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21일 43%였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고,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25%였던 합산 지지율은 10%넘게 올랐다. 지지율의 변화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고 볼때 여당으로서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정당의 최고 목표는 정권 창출이다. 그 명제 아래 정당이 존재한다. 정권을 창출해야 그 정당이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신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들이다. 여당에 끌려다니면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민주당의 ‘과오’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스스로의 기득권부터 포기해야 할 ‘새 정치의 콘텐츠’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려면 따라서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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