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엔 이미 개점 신고 후 "이달 중 일부 개점하겠다"

청주시내 면세점은 언제쯤 개점할까.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 들어설 1030의 면세점 개점이 수 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이 호텔 1층에는 지난해  '9월 중 개점'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으나 이제는 '3월 중 개점'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사업권자인 중원산업 관계자는 "제품을 진열할 가구가 원하는 날짜에 들어오지 않다 보니 개점이 늦어졌다""오는 20일께 34개 코너를 제외하고는 오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제품을 공급할 업체의 인테리어 주문이 까다로워 공사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달로 잡힌 개점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가구 검수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되면 이를 고쳐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원산업은 면세점을 개점했다고 일찌감치 승인기관인 관세청에 보고했다.

관세청은 당초 영업 개시를 개점으로 판단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개점 시기가 수차례 미뤄지자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는 분위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영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판매 내역을 신고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갖췄고 물품 보관창고를 마련했다면 개점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청주시내면세점 개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진흥 차원에서 추진돼 왔다.

관세청은 이런 배경에서 2012년 말 11개 시·도에 1개씩의 시내면세점 개점을 승인했다.

그러나 시내면세점이 충북 지역의 지역경제·관광산업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중국인들은 45일의 관광 일정 중 하룻밤만 청주에서 보낼 뿐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 등지에서 보낸다.

외국인들의 이목을 끌 만한 관광자원이 개발되지 않는 한 시내면세점만으로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다른 시·도에서 개점한 일부 시내면세점의 경우 월 23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그만큼 시내면세점 운영이 걱정스럽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외국에서 오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쇼핑이 주목적"이라며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다양한 묘책을 짜내겠다"고 말했다.<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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