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신성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합당선언을 하였고 이를 야합이라고 비난하던 새누리당도 중진들의 지방선거 차출론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지방선거는 빅매치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새정치에 기본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실제 주장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의 여망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버리는 것이 새정치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기득권에 연연하면서 말로만 주장하는 것을 새정치라고 한다. ‘몸 따로 행동 따로’인 이러한 행태는 따로국밥을 연상케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지도자연 하는 인사들을 보면 몸은 정보화시대에 살면서 행동과 사고는 구시대적인 관습과 권위주의 그리고 연고주의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현대사회를 지식정보에 기반을 둔 디지털사회라고 한다. 디지털사회는 속도, 기동성, 유연성, 도전성을 중시한다. 이러한 디지털시대에 어울리는 리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정치인들이 분주하게 활동하는 요즈음 디지털시대에 어울리는 리더(L?E?A?D?E?R)를 제시해 본다.

 첫째, 여러 사회문제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Learned) 사람이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분야의 문제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명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리더들은 그동안의 경험과 능력만 과신하지 말고 부단히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할 때 올바른 해결방안도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사건이나 사람들을 진심으로(Earnest) 대하는 사람이다. 허명에 들떠서 형식적으로 또는 표를 의식해서 계산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경우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신뢰란 어느 한 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리더들은 진심어린 태도로 꾸준히 국민의 신뢰를 쌓아 가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셋째, 모든 일을 적극적(Active)으로 처리하는 사람이다. 지방자치의 발전과 세계화의 진전 및 디지털혁명으로 향후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바 리더들은 마치 자기 일처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적극성은 문제해결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국민에게 꿈(Dream)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인간은 꿈을 먹고 산다. 또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따라서 리더들은 자기가 꿈꾸는 지역의 모습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찬 꿈을 꾸게 하여야 한다.  

 다섯째, 문제를 처리하거나 결정을 내리면서 감동을 주는(Emotional) 사람이다. 오래 전 우연찮게 불가리아 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노래 자체를 즐기는 단원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은 지휘자가 앵콜 송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지휘하다가 갑자기 객석을 매운 관객의 합창을 유도하여 합창단과 관객이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였던 점이다.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오랫동안 환호의 박수를 쳤다. 가끔씩 리더들은 구성원들에게 감동을 줘야 더욱 믿고 따르는 것이다.

 여섯째, 주민들의 요구에 반응하는(Responsive) 사람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퇴직공직자에게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을 권하자 그는 “내가 왜 양아치들하고 어울려야 하냐”며 화를 냈다. 그는 정치인들 하는 꼴이 양아치 같다고 하였다. 자기가 한 말이나 행동에 책임지지 않고 이권이나 쫓는 행태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정치인에 대해서 이제까지 들어본 단어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반응하면 오히려 칭찬을 들을 것이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선거를 앞두고 많은 후보자들이 조용한 가운데 발 빠른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선거는 각종 연고를 바탕으로 동원과 세몰이를 통해 우위를 확보하려는 ‘수의 경쟁’에서 벗어나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비전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경쟁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러한 경쟁을 통해서 시대변화에 적합한 ‘디지털 리더’들이 선출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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