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오리 보며 죄책감 시달려”… 전문인력 확보 시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음성군지부
(지부장 이화영)6일 공무원 인권보장과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재난을 국가가 책임질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음성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공무원들은 살처분, 상황실, 방역초소 근무 후 쉴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폭주하는 업무량에 AI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성지부는 이어 재난에 대비한 전담기구와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에는 기준인건비제를 폐지하고 여건에 맞도록 정원을 조정해야 마땅하다고 질책했다.

음성지부는 방역초소 운영을 비롯해 살 처분 비용, 농가 보상비 등을 국가 책임질 것과 법령과 매뉴얼 개정을 정부에 요구했다.

음성지부는 “AI 바이러스가 철새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정부가 추정한 만큼 재난이 분명하다“AI와 관련해 투입되는 예산을 지자체로 떠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농가 보상비 20%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법률도 개정돼야 한다경계지역 내 닭 오리에 대한 조건 없는 살 처분 매뉴얼을 개정하고 합리적인 대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살 처분에 투입됐던 공무원들이 그동안 겪었던 고통을 증언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이 직접 기자회견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고 심경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AI 살 처분에 7차례 투입됐던 문화홍보과 정혁(32) 주무관은 닭과 오리를 잡는 것이 두려웠고 죽어가는 오리를 보며 마음 아프고 살려달라는 것 같아 집에 와서도 생각나고 슬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은 무뎌졌고 짜증이 나면서 빨리 다 죽여 버리고 싶었다는 심경을 토로냈다.

종합민원과 최병달(41)주무관은 살아있는 오리가 죽을때까지 지켜봐야 하고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목을 길게 늘어 트리는 모습이 내내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농민에게는 자식 같은 오리를 살 처분 하면서 죄스러웠고 이런 고통과 죄책감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음성지부는 살 처분 공무원 심리상담 진행 전담기구와 전문 인력 확보 살 처분 공무원 휴식 보장 AI 재난 예산 정부가 100% 보상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즉각 개정 비과학적인 살 처분 중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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