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영동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도시의 공간적 영역이 확대되고 도시활동이 복합화되고 입체적으로 변해가면서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공간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료의 분석과 예측을 전제하고 있는 도시계획 분야는 정보화의 발전에 따라 그 활용가능성과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이다.

현대 도시는 과거의 어느 도시도 경험하지 못했던 막대한 양의 정보와 기술이 집적되어있다. 계획가들은 이러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를 규칙적으로 갱신하면서 새로운 도시환경을 만들고 있다. 손쉽게 자료를 수집하고 정확히 이해하며 다룰 수 있도록 하여 객관적이며 효율화적인 도시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보화 기술이 세계적임에 반해 도시계획 분야의 정보화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다양한 정보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도시계획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로 활용범위를 넓히고 높여야 한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력이 투입되어 구축된 각종 도시 공간정보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는 도시정책 의 기반이다. 도시계획의 과학화와 객관화를 위해서도 공간정보는 강화해 나가야 한다.

도시공간정보를 활용할 분야로는 도시 및 주거정비, 도시기후, 도시교통, 도시방재 등의 분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나 새로운 방법론을 요구받는 범죄예방형 도시설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노인, 여성, 장애인, 다문화 가정에 대한 맞춤형 공간정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 등도 새롭게 요구되는 분야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변화는 도시계획을 비롯한 국토환경, 공간구조, 교통체계, 에너지 및 자원의 활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화 자료는 교통이나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자료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서울 등 일부지역을 사례로 건물에너지 자료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공간계획 수립시에는 해당 지역의 기후변화 영향을 분석하고 취약성을 평가하며 그 결과를 계획수립에 반영함으로써 기후변화 적응에 대응한 녹색국토 창조의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시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공간구조 설정이나 토지이용계획, 교통체계, 방재 및 안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기후변화 대응형 공간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도시지역의 재해급증에 따라 도시계획에서의 방재대책도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대규모 재해를 예상하여 피난처로서 광역 피난거점을 확보하고 방재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하천정보나 산림정보를 활용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 시가화예정용지 선정 등의 토지이용계획 과정에서도 다양한 자연환경 자료와 시설물 정보자료에 근거해야만 한다. 건축이나 토지관련 공간정보 역시 중요한 지원수단이 된다. 마을만들기 사업과 관련된 정보화사업 자료의 활용방안은 참여자를 위한 일반정보 이외에도 계획수립 관련 정보제공, 사업추진 정보제공 등 다방면에 다양한 단계에서 활용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도시계획과 마을만들기의 성공요인이 된다. 지역주민이 원하는 건축이나 주택, 토지, 도로, 토지가격 등의 다양한 정보가 지역주민에게 원하는 시기에 제공되게 하기위해서는 공간정보의 구축과 활용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제도적 기반을 적절히 마련하여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정보시스템을 도시정책 지원시스템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관리주체를 명확히 하고 정보시스템 이용에 관한 매뉴얼을 적시에 구축해야 한다. 또한 도시계획 정보시스템을 이끌 인력양성과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공간정보 교류와 협력체계 구축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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