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자 시인 시집 ‘자리’ 발간


자반고등어 한 마리에 흠뻑 빠져본다

가시를 발라

한 첨은 남편 밥숟가락에

또 한 첨은 아들의 밥숟가락에 얹어준다

남은 생선은 내 밥숟가락을 향하고

그나마 없으면 된장찌개로 대신한다

아내의 자리

어머니의 자리는 늘 이렇다

 

시 ‘자반고등어’ 중에서

 

하랑 주정자(사진) 시인이 최근 첫 시집 ‘자리’를 펴냈다.

‘하하 웃음이랑 함께하자’고 ‘하랑’이라 필명을 지었다는 주 시인.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웃음기가 묻어 있는 시 88편이 5부로 나뉘어 담겼다.

주 시인의 시는 쉽고 솔직하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막힘없이 시를 술술 풀어낸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시들은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을 듯 보인다.

시들은 마치 수필을 보는 듯 시인의 삶을 말해준다. 아내, 며느리, 엄마, 시어머니, 할머니로 ‘한 바퀴 돌아오는’ 여자의 삶을 그린 ‘여자로 태어나서’, 남편과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는 아내와 어머니의 마음을 묘사한 ‘자반고등어’ 등이 그렇다.

시집 제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주 시인. 견디다, 닦다, 만나다, 내어주다, 피운다, 여물다 등 다양한 의미를 모두 담고 싶은 마음에 시집 제목은 ‘자리’가 되었다.

오는 21일 주 시인은 시집 발간을 축하하는 자리를 편다. 오전 11시 청주시립도서관 2문화교실 시창작반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서다.

주 시인은 “나를 닦고 다시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집을 펴낸다”며 “시로서 울림이 되고, 공감이 되어 삶을 조금이라도 나타내고 싶다”고 밝혔다.

증재록 시인(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은 발문을 통해 “주정자 시인의 시는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난해한 언어 질서를 제자리로 끌어다 놓는다”며 “거기에는 삶의 기본인 진선미가 있다.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용기와 용서와 시인이 추구하는 가치다”라고 평했다.

저자는 충북 청원 출생으로 2013년 계간 참여문학에 시 ‘그늘’ 등 4편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2011 충북여성백일장, 17회 대덕백일장 시부문 입상했으며 현재 시울림문학회, 짓거리시세상, 글갈골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동행, 123쪽, 8000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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