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주 신임 청주YWCA 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처음에는 딸린 20여명의 식구(직원)들과 지역 안에서 센터의 위치와 위상을 생각하니 제가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이제는 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일 신현주(51·사진) 청주YWCA 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이 취임했다. 1997년, 이곳의 문을 두드린 지 17년 만에 장이 되어 돌아온 것. 경력단절 여성들의 든든한 취업지원군으로 나서기 위해 업무 파악에 한창인 신 관장을 만났다. 
울산 토박이로 울산민족학교 실무간사 등을 지낸 그가 청주YWCA와 연을 맺은 것은 1997년 남편의 고향인 청주로 이사를 오면서다. 적적한 마음에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우던 중 정은경 당시 센터 관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소비자 상담을 시작했고, 자연스레 1999년 1월 청주YWCA에 입사하게 된다. 
입사 후 공공근로사업팀에서 실무간사로 일했고, 서부종합사회복지관 개관 당시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며 터를 닦는 데 일조했다. 청주YWCA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으로 법인 설립과 운영에도 힘썼고, 지난 2월까지 기획정책국장으로 일했다. 
신 관장은 “공공근로사업팀에서 근무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뜨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다. 일주일 간격으로 150명의 임금을 계산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일거리가 너무 많았다. 지금 같으면 그렇게 높은 노동 강도의 일을 못할 것 같은데 열정으로 버텼던 것 같다”며 웃었다. 
내년은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1995년 일하는 여성의 집으로 시작한 지 꼭 20년을 맞는 해다. 그동안 센터에서는 여성인력개발과 능력향상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지속해 왔다. 신 관장은 “올해는 특히 센터 기능 전환에 대한 문제가 있어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라며 “초창기에는 여성에 대한 교육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여성들의 취업, 고용시장 확보가 당면한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발굴, 여성 친화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신 관장은 “최근 직원 한 명을 뽑았는데 고급인력임에도 임금을 낮게 줄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런데 그 직원이 전에 있었던 직장은 육아와 보육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던 곳이라 이것을 보장받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했다. 아마도 많은 여성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내의 민들레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홍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알려 도서관을 통해 센터 이용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눈을 빛내는 그에게서 얼핏 한때 울산대에서 총여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단대까지 휘둘렀다던 ‘깡’ 있는 여학생의 기운이 서렸다. 
“이 자리에 오니 그동안 내가 왜 이렇게 여성에 대한 문제에 무관심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센터는 여성의 모든 문제를 알고 있어야 하고 실제 삶에 있어 변화를 이루어내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더 열심히 분발하고 공부해야겠지요. 할 일이 많네요.” <글·사진/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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