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윤 교수의 방사선 이야기 4

우리나라에서 암은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현재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고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 즉, 수술, 화학요법과 함께 암의 3 대 치료법의 하나이다. 앞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암환자 수도 증가할 것이며, 나이가 많아도 비교적 쉽고 편하게 받을 수 있으므로 방사선치료 환자 수는 많아지고 그 역할도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사선치료는 암 말기 환자에서 증상완화를 위해 마지막으로 시도해 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상식이다. 방사선치료는 우선적으로 암의 완치를 위해 사용된다. 초기 또는 국소적으로 진행된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식도암, 전립선암, 폐암, 뇌암, 방광암, 연조직 육종, 유방암, 직장암, 항문암 등에서 방사선치료 단독, 또는 수술이나 화학요법과 병용하여 완치를 위해 사용된다. 그러니까 방사선치료는 거의 모든 암에서 완치를 목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의 기능과 외모를 유지하면서 암의 치료하는데 있다. 예를 들면 성대 또는 그 주위에 암이 생긴 경우 수술로도 완치가 될 수 있지만 수술 범위가 넓어지면 성대의 기능을 상실하여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방사선치료를 하면 성대의 기능을 살리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는 치료 후 삶의 질을 희생해서라도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광범위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치료 후 삶의 질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같은 완치율이라면 기능과 외모를 보존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이다. 유방은 여성의 상징으로 특히 서양에서는 이를 보존하고자하는 노력을 많이 하였다. 이제는 초기 유방암의 경우 유방 전체를 제거하지 않고 종양만 제거하고 나머지 유방은 방사선치료를 하는 유방 보존 치료법이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또 직장암이나 항문암의 경우 항문을 보존하기위해 방사선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모든 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은데 불행히도 암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되어 있거나 출혈, 식도나 기도 압박, 뇌전이, 골 전이 등으로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이를 완화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방사선치료가 사용되기도 한다.
방사선치료는 암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특정 부위에만 시행되므로 어느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 받느냐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강이나 목 부위에 치료를 받는 경우 구강이나 목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가슴 부위에 치료를 받아 식도가 포함된 경우 음식을 삼킬 때 따갑고 쓰릴 수 있고, 복부를 치료받는 경우 배가 약간 아프거나 대변이 묽어질 수도 있다. 또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울 수 있다. 또 흔히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머리가 빠진다고 알고 있는데 머리가 포함되지 않는 이상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 즉,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치료받는 부위에만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은 방사선치료를 받는 순간이나 처음부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치료 시작 후 2-3 주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치료가 끝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방사선치료를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 방법이다. 초창기에는 방사선의 생물학적 지식이나 장비가 부족하여 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 기술의 발달과 함께 좋은 장비가 개발되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며 앞으로 더욱 좋은 장비와 기술들이 개발될 전망이다.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최첨단의 장비를 사용하여 볼 수 있고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 암은 현대 의학으로는 못 고치는 병으로 잘못 인식하고 비과학적인 방법을 찾다가 병을 키우거나 완치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암을 진단받으면 전문 의사를 찾아 과학적으로 입증된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기 바란다. 암은 완치될 수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