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창준위 해산 후 하나 둘 제자리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독자 창당을 위해 결성한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가 25일 공식 해산하면서 그동안 창당 작업에 함께한 인사들이 하나 둘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26일 창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조직이 꾸려지지 않아 대다수 직원의 거취 결정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일부 인사는 이미 마음을 굳히고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의 신당 내 자기세력 구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15일 공동위원장단에 합류, 회의 주재를 도맡아 온 윤여준 의장이 신당 합류에 선을 그었다.

윤 의장은 이날 해산 결의 후 사무실을 돌며 그간 함께 고생한 실무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일부 직원은 윤 의장을 배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윤 의장은 지난 2일 안 의원이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격 합당 결의를 했을 때 거취를 고민했으나 창당 작업까지는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20여일을 지내왔다.

윤 의장은 취재진에 "김성식 위원장이 나가고서도 제가 사무실에 나와있었던 건 마무리를 끝까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오늘 해산까지 했으니 제 소임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 의장은 "안 의원에게도 지난번에 간접적으로 의사 표시를 했고 안 의원이 만류했지만 저는 원래 현실정치에 뜻이 없던 사람"이라며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의장은 26일 열리는 신당 창당 대회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윤 의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우선 좀 쉰 다음에 원래 진행하던 재단 프로젝트에 돌아가고, 몇 달 공백을 두고는 팟캐스트도 다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의장보다 먼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박호군 위원장도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내내 어두운 표정이던 박 위원장은 창당 대회 참석에 대해 "가서 좀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한 뒤 특별한 언급 없이 사무실을 떠났다.

새정치연합측은 박 위원장에게 창당 대회의 임시의장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으나 박 위원장은 이를 완강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광주와 서울을 왕래한 윤장현 위원장은 창준위가 해산한 만큼 광주시장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산 출신으로 가장 뒤늦게 합류한 홍근명 위원장도 일단 일선으로 돌아가 시민단체 일에 집중하다 신당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괄지원위원장을 맡았던 김효석 공동위원장과 당헌·당규 분과위원장을 맡은 이계안 위원장은 신당 합류가 유력시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그간 궂은 일을 도맡아 해 온 실무진 일부도 이날 해산을 기점으로 조직을 완전히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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