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은 28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알려진 충북 청원군 소로리 볍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건립해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청주시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소로리 볍씨,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월례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소로리 볍씨는 현존하는 볍씨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간의 주식인 벼의 진화과정을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더욱이 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이후 이 일대에서만 127톨의 볍씨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연구지로서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유적지라는 것을 알릴만한 이정표 하나 없이 비석만 덩그러니 방치된 상태"라며 "(개발이 한창 이뤄지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있어 훼손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로리 볍씨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발표회에서 새로운 사실 두 가지도 추가로 발표했다.

    그는 "소로리 볍씨는 1만5000년 전의 것으로 발표됐지만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조사 결과 1만7천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연대기를 1만7000년 전으로 수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로리 볍씨를 '한국에서 재배된 벼'라는 의미가 있는 '오리자 사티바 코레카(Oryza sativa coreca)'라는 새로운 학명으로 부르자고 학계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월례발표회에는 이 이사장을 포함해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원장 등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충북대학교 박물관은 1997년과 2001년 2차례에 걸쳐 한국토지공사가 공장용지로 개발, 희성전선에 매각한 이 일대에서 구석기 것으로 추정되는 소로리 볍씨를 발굴했다.

    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옥산면 남촌리 900㎡는 1999년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그 이후 2008년 청원군이 볍씨 출토지를 포함해 소로리 유적지 중 6600㎡를 9억원에 사들였지만 허허벌판으로 남겨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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