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4∼5명 압축, "이념보다는 도덕·청렴성" 지적 커

충남도교육감 선거에 나설 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가 31일 서만철(59·공주대학교 총장) 예비후보로 결정되면서 일단 후보군이 크게 압축됐다.

충남교육감 선거는 김종성(63) 교육감의 구속 기소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면서 후보군이 한때 10여명에 달하는 등 난립 양상마저 보였다.

그러나 4명의 후보가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일부 단체의 움직임에 참여, 이날 서만철 예비후보를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 후보로 결정,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애초 이들의 단일화 시도는 교육계를 진보·보수간 '이념 편 가르기'를 하고 인위적 조정을 통해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으려 한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와 다른 후보들의 불참과 반발을 샀다.

그런데도 그대로 강행되면서 참여한 후보 대다수는 결국 출마선언 초기의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자신들의 교육철학과 소신, 정책 비전 등을 제대로 펼쳐보이지도 못한 채 물러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보수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심성래(62·전 예산교육장)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심 예비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의 목적이 보수를 위한 것인지 교육을 위한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과연 여론조사로 교육 철학이나, 행정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교육은 학생만 바라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단일화에 참여한 후보마다 그동안 자신들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던 상태에서의 이런 여론조사방식은 평소 지명도가 순위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감 선거는 시도지사 등 자치단체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데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후보 개개인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경력'이나 '네임 밸류'를 따라가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930일 한국 갤럽과 미디어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이름'만 넣은 설문 30%, '이름과 경력'을 넣은 설문 70% 비율로 이뤄졌다.

어쨌든 보수 진영의 일부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충남교육감 선거는 서만철, 초대 전교조 충남지부장을 지낸 진보진영의 김지철(62·충남도의회 교육의원), 명노희(54·충남도의회 교육의원), 심성래 후보의 4파전으로 진행되게 됐다.

여기에 권혁운 순천향대 교수 등이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충남 교육계 관계자는 "각종 비리사건으로 전·현직 교육감들이 잇따라 낙마한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교육감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보다는 떨어질 대로 추락한 충남교육의 위상을 되살릴 수 있는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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