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중부대 초빙교수)

중국의 선양(심양)영사관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오랫동안 간첩활동을 파헤쳐오던 국정원 권 과장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요며칠 동안 참으로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국정원에 몸담은 후 줄곧 가장 위험한 지역인 중국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목숨의 위태로움을 수없이 이겨 내면서 국가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간첩 활동을 저지하고 색출하는 진정한 파수꾼이었음은 잘 알려지지 않은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권 과장은 중국을 무대로 활동했던 왕재산 간첩단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파헤쳐온 진정한 애국자가 아니였던가?
그런 그가 탈북자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여 서울시청 공무원으로 특채된 유모씨의 간첩 활동을 파헤치면서 한순간에 그가 쌓아왔던 명성도 문서 조작과 인권 침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국민들의 의혹은 물론 친북 종북자들의 여론몰이에 희생양이되어 결국에는 자살까지 하려 했던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누가 그를 죽음으로까지 내몰리게 했는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간첩으로 지목된 유모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 공무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부적절한 처신과 북한을 이롭게 한 정황은 명확한데도 초점은 엉뚱한 데로 맞추어져서 그들의 임무 특성상 얼굴 없이 활동해야 하는 국정원 요원임에도 국회의원들이 현지를 방문하여 실명을 거론함은 물론 대놓고 막말을 하는 것에 권 과장은 국가도 국정원도 보호해 주지 않고 자기혼자 이 사건의 중심에 서야 하는 것에 자괴감까지 느꼈을 것이다. 어떻게 권 과장이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 나쁘다는 말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간첩 유모씨는 공무원 신분을 이용해서 탈북자(새터민)들이 북한의 가족들에게 음성적으로 송금하는 돈중에서 무려10%의 수수료를 받고 매년 수억원씩의 송금 업무를 해 온 파렴치한 수전노 였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관계기관에 신고와 절차를 거쳐서 입북해야 함에도 스스럼 없이 중국을 경유 하여 북한을 들락 거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다.
탈북 했던 사람들이 다시 북한에 입북하면  북한의 행태로 보아서 당연히 수용소로 보냈어야 함에도 그가 두 번 이상을 들락거렸다는 것은 북한의 비호와 사주를 받지 않고서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권 과장은 그를 간첩으로 확신을 한 것이다.
권 과장의 실수라면 10여년 동안 그를 도왔던 김모씨가 건네준 중국 공안당국의 문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 일 것이다.
오죽했으면 김모씨도 서울 시청 공무원인 유모씨는 간첩이 확실하다면서 대한민국과 국정원을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 ㅤㅎㅔㅆ겠는가? 그도 탈북자로서 대한민국의 안보전선을 지키기 위해 성실히 휴민트 역할을 다 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유모씨는 검찰에 다시 출두해서 무려 두 시간 이상을 묵비권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당당하게 풀려나왔다.
이제 그는 친북 종북자들의 비호를 받으면서 대한민국의 법망을 요리조리 이용하는 내공까지 쌓은듯하다.
이런 와중에 국정원 권 과장은 검찰 수사과정에 인격적 수모를 당하면서 까지 홀로 자기변론을 다 했음에도 역부족을 느꼈다는 것을 얼마 전 모 언론사와 10시간 넘게 피를 토하듯이 상세하게 인터뷰를 하면서 이제 이념싸움에서 대한민국은 북한에 패배한 것이라는 자조스러운 말을 했으며 음지에서 얼굴 없이 활동해야 하는 일선  안보 조직망이 무너졌다는 탄식을 한 것을 보고 국가가 왜 이런 요원들을 보호하지 않고 내팽개쳐야 하는지, 국정원은 왜 이 사건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는지 답답하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친북 종북자들은 국정원장 사퇴와 국가 보안법 해체는 물론 국정원 개혁을 거세게 외치고 있지 않은가?
본말이 바뀌는 한심한 여론몰이에 휘말리면 우리의 안보 전선도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체제까지도 위태로울 것이다.
문서 조작건은 국정원장이 당당히 전말을 밝히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사과를 해야 하며 국정원과 검찰간의 볼성사나운 기싸움 보다는 국가 안보전선의 재구축에 힘쓰는 것만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국정원이 될 것이다.
국가 정보원은 대한민국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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