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 위반 사내 반발 본인도 일정 조정 어려워

KBS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자사 출신 방송인 전현무를 캐스터로 영입하려다 사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무산됐다.
2일 KBS에 따르면 월드컵 중계를 준비하는 스포츠국은 최근 전현무에게 브라질 월드컵 중계를 제안하고 오디션을 마쳤다.
KBS에는 직원의 프리랜서 전환 이후 3년 동안은 KBS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하는 노사합의가 있음에도, 퇴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전현무를 영입하려 한 것이다.
KBS 아나운서협회와 양대 노조(언론노조 KBS 본부·KBS 노동조합)는 이날 오전 신관 로비에서 전현무 영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고, 이후 전현무 측이 고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언론노조 KBS본부 최건일 국장은 “KBS가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내부에 충분한 인력이 있음에도 시청률 때문에 외부인을 영입하는 것으로 만회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현무의 소속사는 “이미 정중히 고사했다”며 “스포츠 중계는 전문적인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인의 영역이 아닌데다, 현재 맡은 프로그램이 많아 일정 조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고사 이유를 밝혔다.
배재성 스포츠국장은 이에 대해 “공동 중계권을 가진 방송 3사의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내부의 인적 자원으로 가능한지 점검하고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최선의 카드를 고민했다”며 “(전현무 영입을)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아나운서국과 누가 최선일까에 대한 견해가 달랐다”고 말했다.
노사합의에 대해서는 “모르지 않았지만,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노조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봄 개편을 맞아 신설되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시사 평론가 고성국 씨를 선정했지만, 고씨의 고사로 무산된 바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고씨의 ‘친박 성향’ 발언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난해 봄 개편 때도 라디오 진행자로 선정됐다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방송의 중심에서 공정성을 갖고 진행을 해야 할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 MC가 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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