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핑크 블라썸’으로 돌아온 아이돌 에이핑크

새로운 음악으로 팬과 다시 만나 무척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요정돌’ 에이핑크의 모습은 기대처럼 청순과 발랄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점이라면 그 모습이 인위적이지 않고 멤버의 나이에 어울리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는 것.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고민하는 진지한 표정까지 말이다.

미니앨범 ‘핑크 블라썸’(Pink Blossom)을 발표하고 가요계로 돌아온 6인조 걸그룹 에이핑크(박초롱·윤보미·정은지·손나은·김남주·오하영)를 최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앨범이 봄의 느낌이 강해요. ‘미스터추’(Mr.Chu) 안무를 봐도 봄바람 느낌이죠. 건강한 활력이 많이 느껴지지 않나요?(웃음) 평소에 쉽게 할 수 있는 제스처라서 팬들이 무대를 재밌게 봐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정은지)

이번 앨범은 상큼한 타이틀곡 ‘미스터추’를 포함해 모두 여섯 곡이 담겼다.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귀여운 안무까지 역시 에이핑크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난 앨범까지는 청순함이나 싱그러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핑크’에 걸맞은 발랄함을 더한 것이 느껴진다.

“데뷔부터 그룹의 색이 하얀색이었죠. 여러 색을 입힐 수 있어 좋지만 한 편으로는 함부로 색을 더하는게 두렵기도 해요. 갑자기 색을 바꾸면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도 되죠. 저희가 나이를 먹듯 음악도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박초롱)

어느새 데뷔한 지 1000일이 지나 4년차 그룹이 되면서 제법 후배들도 생겼다. 지난 앨범과 비교해 변한, 성장한 지점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박초롱은 “아직 멀었지만 멤버들이 음악적으로도 성장했다고 느낀다. 회사에서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음악에 대해 멤버의 의견을 묻는 편”이라고 답했다.

정은지도 “우리가 선보일 음악에 대해 더 신중해진다”면서 “다들 열심히 연습한 만큼 보컬이 조금 더 세련되게 변한 것도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록곡 가운데 ‘사랑동화’와 ‘소 롱’은 리더 박초롱이 직접 가사를 썼다. 이런 부분이 멤버들이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증거일 터다.

박초롱은 “작사에 관심은 많은데 제대로 배우지는 않아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멜로디와 어울리고 부를 때 입에 잘 붙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당차게 답했다.

그는 또 “은지와 보미가 작곡에도 관심이 있으니 나중에 함께 노래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며 동생들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멤버에게 리더의 작사 실력에 대해 묻자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침이 마를틈 없이 칭찬한다. 김남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며 “언니가 멤버들의 감성에 맞게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걸그룹의 잇단 ‘섹시’ 콘셉트가 논란이 됐다. 흥행의 원동력도 됐지만 지나친 선정성으로 비판도 많았다. ‘청순’ 한우물을 파는 그룹으로서 이런 경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에이핑크의 지금 모습이 저희 나이에 어울리고 또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불편하면 대중이 보기에도 그럴 수 있잖아요. 억지로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요. 물론 나이를 먹으며 조금씩 성숙해지겠죠. 하지만 의도적으로 바꿔볼까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박초롱)

정은지도 “어떻게 보면 작년의 ‘노노노’가 우리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새로운 모습을 고민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룹의 인기가 높아지는 동안 예능, 드라마, 뮤지컬 등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속속 이어졌다.

뮤지컬 풀하우스에 캐스팅된 정은지는 “한창 연습중인데 초연이니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양요섭 오빠가 잘 해줘서 편하다. 그런데 좀 서로 형제같은 느낌이 있어서 사랑스러움을 표현하려고 노력중이다”라며 웃었다.

최근 가요계 ‘전설’의 컴백이 잇따랐다. 혹시 꼭 함께 무대에 서고픈 선배가 있냐 물으니 박초롱은 “이승환 선배님과 산뜻한 무대를 한번 꾸미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고, 정은지는 “이문세 선배님의 노래를 너무 좋아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팬분들이 있기에 저희가 있죠. 팬들은 저희 엄마 같은 존재에요.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살짝 다쳤는데 팬들이 엄청 걱정해주셔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컴백이 늦어질 때가 많아 팬들께 항상 미안한데 좋은 노래와 무대로 열심히 보답하겠습니다.”(윤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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