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50여년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교육국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명숙(64·사진)씨. 그가 지난해 8월 교육계를 떠난 지 7개월 만에 어린이 신문 발행인으로 돌아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밝은세상+ 는 오는 14일 충북 유일의 어린이 신문 ‘밝은세상 착한신문(이하 착한신문)’ 창간호를 발간한다. 창간을 앞두고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는 “어린이들은 꿈과 사랑을 거름 삼아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과도 같다”며 “이 소중한 새싹들에게 어떤 영양분을 주면 좋을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착한신문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6만부씩 격주로 제작되는 이 신문은 충북도내 초등학교 4,5,6학년 어린이 5만여명과 교사, 교육기관 등에 무료로 배부된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지면이 어린이들의 인성을 함양할 밝고 아름다운 기사로만 채워진다는 것. 각 학교를 대표하는 초등학생 ‘어린이 기자단’ 220여명이 지면을 꾸려 간다.

착한 이야기로만 구성되는 신문은 사실 많이 생소하다. 영국에 세상의 좋은 이야기만을 담는 ‘포지티브 뉴스’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지면으로 된 종이 신문 중 비판 기능이 없는 신문은 착한신문이 유일하다.

충북도내 어린이들이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지닌 배려심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이 신문은 벌써부터 교육기관 관계자들과 교사,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이사장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착한신문은 주변을 밝고 기분 좋게 만드는 이야기 보따리가 가득 담긴 선물 같은 신문이다.

그는 “어린이들의 선행을 지면에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신문의 존재 자체가 충북도내 초등학생들에게 무엇보다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려서 먹었던 음식을 성인이 되어서도 찾듯, 어려서부터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을 갖는다면 성인으로 자라 민주 시민의 발판을 오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51년 충북 증평 출생으로 청주교대를 졸업하고 1972년 괴산 연풍초에서 교편을 잡으며 교육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음성 원남초 교장, 충북도교육청 장학관·초등교육과장, 단양교육장 등을 지냈다.

초임 발령받았던 40여년 전은 아이들에게 인성 지도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던 시절로 기억한다. 서로 사이좋게 놀지 않으면 따로 즐길 것이 없으니 아이들은 서로 싸우고도 금세 화해를 하곤 했다는 이 이사장.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기 등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친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착한신문은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충북에서 발간되는 어린이 신문이 전무한 상황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착한신문의 발행은 매우 주목된다.

이 이사장은 “요즘 아이들은 멀티미디어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활자로 된 책이나 신문을 읽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고도의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 할수록 신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데 착한 신문은 제 몫을 단단히히 하리라 믿는다”며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0여년 전, 자신이 맡았던 아이들이 만든 학급문집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다는 이 이사장. 그 당시 아이들이 서툴지만 열정을 다해 학급문집을 만들던 때처럼 착한신문의 어린이 기자단이 발 빠르게 친구들의 선행 사례를 찾아내고, 열심히 소개해 널리 읽히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착한신문이 어린이들의 꿈을 키우고 창의력을 자라게 하는 창의·인성의 숲, 칭찬과 정보 나눔의 활기찬 놀이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주 후의 만남이 기다려지는 친구 같은 신문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요.”
●글/조아라, 사진/임동빈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