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영동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세종시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인접 대전시의 경우 주택시장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 것인가 세간의 관심이 많다. 조성단계별로 그 영향이 어떨지 생각해 보자.

단기적으로는 사회적 인구유입 증가로 주택수요가 증가될 것이다. 세종시로의 공공청사 이전에 따라 대전시로의 사회적 인구유입과 인구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인구유입 규모는 이전대상 공공기관 종사자 및 동거 가족규모에 비례하여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전시로의 인구유입 요인은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주민입주시점과 기반시설 조성완료 시점간 불일치로 인한 교통편익시설 이용상의 애로, 이전대상 공무원의 정주희망 여건에 기인한다.

이전대상 공무원 설문조사 결과, 세종시로의 부처이전계획에 따른 주거이전과 관련하여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3%가 혼자 가겠다고 응답하였으며, 가족구성원 전반의 주거이전 응답비율이 낮게 나타난다. 응답자의 54%가 자녀 교육문제로 이주를 망설이고 있다. 세종시로의 이전에 있어 자녀의 교육환경과 생활편익시설 조성 등에 대한 공무원의 우려는 세종시 성장초기 기반시설과 정주여건의 상대적 우위에 있는 대전시로의 인구유입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

세종시 공급가를 통해 보면, 대전시 노은, 둔산의 주거선호지역 주택가격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나, 입주시점에서 예상되는 세종시 도시기반시설 여건과 대전시 이외 주변도시 주택가격수준을 감안하면 공급자와 수요자간 적정가격 인식의 불일치가 발생할 개연성도 크다. 더욱이 비수도권 주택시장의 주택수요 감소와 자산으로서 부동산매력의 감소를 고려할 때 이전 공무원의 초기 주거선택은 세종시 주택보유보다는 세종시 주택임대와 정주여건이 양호한 주변도시 거주 사이에 선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경향은 전세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구매력 감소와 주택자산 매력감소로 인해 신규 분양시장에서의 미분양 증가, 중소형 주택의 상대적 강세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규모별 주택수요에 있어 1인 가구 중심의 소형주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건설과 부처이전 과정에서 대전시로 유입되는 인구 역시 단기적으로 이러한 1인, 2인 가구 중심일 것으로 예상되어 단기적으로 소형주택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대전유입인구의 주거입지 선호지역으로는 유성구와 서구로 예상된다. 유성구는 대전광역시 행정구역 중 세종시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있으며 노은, 테크노밸리, 도안신도시 등 최근 조성된 대규모 택지개발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니고 있다. 서구는 둔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교육선호 여건을 기반으로 교육연령 자녀를 포함한 유입가구의 주거입지 선호가 증가할 수 있다. 세종시와 대전시간 광역교통 연결체계는 유성과 연구단지의 연계를 용이하게 하여 두 지역간 양호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택수요는 정부제3청사 대전 이전 사례에서 나타나듯 일정기간 경과시 가족동반 이주가 증가할 것이며, 주거선택에 있어 교육, 생활환경, 배우자 고용기회 등이 중요한 고려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중장기 주택수요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은퇴 세대의 낮은 주거비용과 어메니티 지향 주거입지이다. 공공기관 종사자의 자녀교육과 가족구성원 직장문제가 해결되고 세종시의 각종 생활편익시설과 도시자족성이 성숙됨에 따라 세종시 도시매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자족적이며 전원형 신도시가 형성될 경우 자녀교육이 완료된 은퇴세대의 주거이전이 커질 수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도시기반시설을 구비한 세종시의 매력도 증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은 대전시 등 주변도시로부터의 인구흡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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